제목없음 #12

Posted at 2012. 1. 4. 19:03// Posted in 우뎅빵긋/제목없는글

#_1
한없이 초딩스러운 사고를 장착하고
사소한일에 과하게 욱 했다가
반나절이 지나고나면
내가 왜그랬을까... 생각하게된다.

그리고 그 단계를 넘어서면
나 스스로도 '도대체 무엇 때문에..?' 라고 규정짓지 못한채로
그냥 화만 내고있는 나를보게된다.

이건 분명히 내 잘못은 인정하지만
또 인정할수 없어하는 똥고집이 부른 화라고나 할까... (뭔소리야..)



#_2
잘못한 것에 대해서 매우 쉽게 수긍하고 인정한다.
하지만 사과는 더럽게 못한다.

내 돈주고 안사먹는 과일 중 하나가
바로 그 놈, 사과.




#_3
확실히 감정이 낭비되고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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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없음 #11

Posted at 2012. 1. 2. 14:55// Posted in 우뎅빵긋/제목없는글

#_1
어김없이 한 해가 가고 새해가 밝았다.
대체적으로. 연말의 기분이 있고. 새해의 기분이란게 있었는데.
올 연말과 새해는 참으로 '그것'이 느껴지지 않더라.
'그것'을 느끼기엔 내 나이가 더 먹어버린건지.
아니면 나 외에도 모두가 그런것인지.
참 슬퍼지는 타이밍이다.

그래도. 연말을 맞아 벼르고 있었던 통기타도 미친척하며 질러줬고.
주변 사람들의 주소를 기억해뒀다가 깜짝 연하장도 보내고.
뭐 이래저래 나름 뿌듯한 연말을 보냈다.





#_2
매해 다이어리를 사면(몰스킨 3년째 정주행중..올해로써 4년째.)
맨 앞에 그 해의 계획과 그 해 월별 읽었던 책을 기록하는 공간을 비워둔다.
2011년 한해를 마무리하며 다이어리를 쭉 펼쳐 훓다가.
그 페이지를 보고. 내가 1월부터 어떤책들을 읽어나갔는지...를 보다보니
심각한 문제를 발견하고야 말았다.

이 책이 무슨 내용이였나......!!!!

그 사실을 인지하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봤던 영화들도 제목만 알다 뿐이지. (사실 제목도 모를때가 허다하다)
'아! 그 영화!...아...음..' 하면서 내용이 통째로 상실되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이제는 기록을 생활화 해야겠다.
...라고 생각했지만.
뭐 꼭 그렇게 일일이 기억해가며 기록해가며 피곤하게 굴지않아도
되지않을까..라고 생각도 들고.
어쨌든. 그렇게 기억하고 기록할만한 즐거운 일이
더 많이 일어나는 한해를 또 보내고 싶을 뿐.





#_3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이 글귀가 적힌 너덜해진 종이를
늘 새 다이어리에 끼워두게 된다.
읽어보면 정말 흔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들이지만.
저중에서도 특히 그 부분이 제일 좋다.

"40세가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

내 40세는 어떨까.

문득 빵고양이여자와의 대화가 생각난다.
스무살에 10년뒤 개봉 타임머신편지를 썻던 애기를 하다가.
40세때 개봉할 타임머신 편지도 쓸꺼라니깐.
40세를 기대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라고.
그만큼 젊음은 찰나이고 그 잠깐의 찰나가 너무 반짝이는 순간이기 때문일까.

40세도. 50세도. 기대하며 살고싶다.
그건 너무나 어려운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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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따뜻한 나눔의 계절

Posted at 2012. 1. 2. 14:15// Posted in 우뎅빵긋/쏘쏘한일상


또 다시 겨울이 오고. 어김없이 뜨개질의 계절이 당도하여.
부산에서 털실을 사왔다가 털실이 모자라는 사태를 맞이. 애초에 서면뜨개방을 추천해줬던 바그녕에게
"실좀 사 보내봐라" 했더니 어느날 택배상자가 와있는게 아닌가.

실두개 사 보내라고 돈 이만원 붙여 놨더니 이만원 다 딱아쓰고 지갑이라도 털었는지.
겨울밤 내 눈시울을 적셨던 택배상자 개봉기.
기본옵션 털실 두타래와 아기자기하게 춥다고 챙겨준 수면양말, 커피와 잎차, 고양이 귀걸이,
맨날천날 끄적이는거 아직도 기억했는지 연필과 이쁜 메모지들. 그리고 우리의 추억이 담긴
그때 그 시절 페이퍼 속 황경신 작가의 신간 서적까지.

겨울이라, 추워서 그런지. 따뜻한 마음이 더 물씬 느껴져 펑펑 울고야 말았다.




그리고 연말이 되면 챙기는 것 중 한가지. 지인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 만들기.
사실 바쁘게 살다보니 20대엔 잘 하지 않던 짓 중 한가진데..
이게 작년 트위터 3인의 수제카드 교환식을 하게 되며 자연스럽게 주변사람들것까지 같이 만들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올해는 트위터 수제카드 교환식이 7인으로 급확대되면서 카드를 하나하나 디자인하지 못하고 우뎅식 대량생산이 되어버려서...
뭐..이 글을 보는 사람만 알수 있겠지만...그래도 하나하나 자로 재서 자르고 3M뿌리고 칼질하고
그림그리고 수채 색연필로 색칠하고 붓으로 물칠한거는 좀 알아달라....?? (나름의 변명..)

그래도 간만에 우표붙인 카드를 보내고.. 받고 하니 마음이 1℃는 더 따뜻해 진것같다.




더불어. 홀로 있는 연말연시. 춥고 배고프지않게 먹거리 선물까지! 뚜둥!
소셜사이트에서 선물해 준거라 구매하는순간 띵똥! 하고 문자가 와서 바로 그 사실을 알긴했지만..
혼자 먹기에 많았는데 마침 성북동으로 마실왔던 빵고양이여자와 구율무씨랑 나눠먹었다.



연말이라서. 연말을 핑계되며 뜬끔없이 연락도 해보고, 안부도 전하고.
그래서 연말은 더 따뜻한것 같다.
은근슬쩍 연말을 핑계로 내 묵혀뒀던 마음을 더 표현할 수 있어서. 마음껏 고마워 할 수 있어서.

한해동안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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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결혼식

Posted at 2012. 1. 2. 13:21// Posted in 우뎅빵긋/쏘쏘한일상


아마도 그랬겠지. 28살이였던가. 그때부터 인생의 계획을 줄줄이비엔나처럼 열거해가며
몇살에 결혼을 하고, 1년의 신혼생활을 거친 뒤 임신을 하고 애를 낳아야 나이가 몇살이 되면 애가 몇살이되고...
그렇게 거창하던 윤말자의 인생계획이 점점 흐트러질 무렵즈음..  그녀가 드디어 시집을 갔다.

결혼이 뭔지. 지 친구들은 모두다 스타트를 끊어버리고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애들까지 결혼식장에 데리고 올 정도니..
혼자 답답하기도 했을듯. 그래도 저리 행복해 하니 보는 나까지도 참 마음이 푸근해졌다.

다만. 어쩔수 없는 우리나라 예식장 결혼식의 절차상. 구조상. 너무 복잡하고 시끄러운 예식진행에
나는 또 한번 훅 디이고. 고개가 절래절래..




이 날 많은것을 해냈던 바그녕이. 핑크색 유아용 손가방을 멘채로 이리뛰고 저리뛰고.
찰나에 담긴 옆모습. 친구를 바라보는 저 미소에 그 마음이 다 보일정도라서 나까지도 행복해진다. 이쁜것.

누구에게는 정말 쉬운 그일이. 어떤 누구에게는 이 세상 그 어떤일보다 가장 어렵고 힘든. 그것이 결혼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 누구는 세상 전부를 가진것처럼 행복해 하지만 또 누군가는 한숨을 지으며 한탄을 하기도 하는 그 것.
내게는 아직 먼 애기 같기만 한 그 것. 하지만 곧 닥칠지도 모르는 이세상 누구도 알수 없는 그 것.

윤말자 행복해라. 바그녕이 우리도 행복하자. 사랑한다 이것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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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없음 #10

Posted at 2011. 12. 7. 10:03// Posted in 우뎅빵긋/제목없는글

#_1
또 시작됐다. 이놈의 조울증.
출근길 기차를 타고오며 잠도 자지않고
정재형 연주곡을 들으며 창밖풍경을 보는데 눈물이 찔끔.
반차를 쓸까말까.  이대로 이거타고 쭉 가면 해운대가 나올텐데.
바다가 보고싶다. 오늘 퇴근길에 오이도라도 들러볼까.
아, 내일 기타수업이 있으니 숙제를 해야하는데.
현실과 이상사이에서의 대갈등의 서사극를 펼치다가
결국 수원역에 내리고. 출근...

그리고 결국 반차를 냈다.
목욕탕갔다오니 다해결될 것이였거늘....




#_2
나이가 적으나 많으나. 늘 내게 연애는 어려운것 같다.
그만큼 좋기도 하지만. 그만큼 또 나를 힘들게 할 것 임이 분명하기에.
시작도 하기전에 겁부터 또 내고있다.
그래요. 전 이 세상 걱정 다붙들고 살아가는 여자니까요.




#_3
안그래도 요즘 백팩을 하나 장만하고 싶어서
아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중이였는데.
"백팩,혹시 있으면 하고다닐것같아?" 라는 질문에
아닌척, 시크한척하며 글쎄. 라고 대답은했지만.
속으로 엄청 기뻤다는 사실. 우헤우헤우헤헤헤헤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보라색.(사진이 저래보여도....)

아.근데 백팩이 생기니 다른 고민이 시작됐다.
백팩에 어울리는 옷과 신발이 없군......
나의 센쓰는 깔맞춤과 코디정복에서 온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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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없음 #09

Posted at 2011. 11. 29. 17:40// Posted in 우뎅빵긋/제목없는글

#_1
요즘 교회를 나가며.
가진것에 감사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며
조금 부족한 월급이라도 그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주심에 감사하고
두다리 성케 걸어다닐수 있고, 먹고 싶은게 있을때 큰 부족함 없이 사 먹을수 있음을
감사히 여기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데.

이게 말이지..
자꾸 주변에서 저축은 하고있냐. 돈은 얼마 모았냐.
그것밖에 안모았으면 아껴야지....
이러기 시작하면 나는 자꾸 시험에 빠지고 만다.

사람의 마음은 간사한지라. 털끝하나 차이로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하는것이.
주변인들의 그런 걱정과 근심을 다 받고 있노라면
이거 벌어서 언제 돈모으나. 더 벌어야되는데.
늘 부족하고 늘 허덕이는것 같고. 왜이러지.
하며 이내 또 나의 모든 상황에 불만을 품게 된다.

돈도 좋고 재테크도 좋고 저축도 좋지만.
그 모든것이 근심에서 시작된다면 좋을것이 하나 없지 않겠는가.

"돈을 사랑치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 그가 친히 말씀하시기를
내가 과연 너희를 버리지 아니하고 과연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히브리서 13:5]




#_2
또 마음이 극심하게 우울모드로 하강중이다.




#_3
무념무상. 뜨개질이나 하러 가자.

하지만 결국 뜨개질 또한
어마어마한 털실값에 순식간에 개털되는 돈지랄이라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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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만화가 강풀씨가 트위터를 통해서 그런글과 사진을 올렸다.
강풀씨네 고양이들 사진과 함께 "그냥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라고.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그글을 보고 누구나 동감했을 듯.

어느 평일의 저녁. 나 또한 세 아이들이 그냥 저렇게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마음의 위안을 받았다.






 두부는 땡깡 안부리고 이렇게 잘때가 제일 이쁘다.






작년엔 두부의 난로 사랑이 심각수준이였는데.
올해는 미요가 난로 앞 명당자리를 고수하고 영 비껴나질 않는다.


성북동의 따뜻한 밤 풍경. 니야아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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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없음 #08

Posted at 2011. 11. 25. 09:43// Posted in 우뎅빵긋/제목없는글


#_1
간만에 잡힌 서울출장.
조금 일찍 퇴근해 그동안 미루고 미루던 위내시경을 위한 병원 방문.
마침 병원이 제기동 근처라 제기동 약령시장에서 오미자 한줌을 구입.
집에와서 목욕탕 행차. 목욕갔다와서 초저녁선잠들기.

어찌저찌 하다보니 나름 '내몸살리기' 하루를 보냈네?
이런날도 있어야지. 흠.

그러나 벗뜨. 그러고나서 새벽한시까지 뜨개질을 하며
낮동안 쉬어준 어깨를 혹사시켰다는게 함정...



#_2
드디어 내일로 닥친 위내시경과 간초음파검사.
3년전쯤 마지막으로 건강검진하고..
거기다 내시경은 처음해보는건데.
이거 좀 많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뭐, 별일있겠어? 별일있어도 난 보험이 다섯개나 있는여자라고.
하하하하하. ㅜ




#_3
엄마가 어제 눈수술을 하셨다.
얼마전에 백내장판정을 받고 한쪽 먼저 수술을 했고 어제 다른 한쪽을 마저 한 것.

'백내장' 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가슴이 철렁했는데
요즘은 수술로도 쉽게 완치가 된다고 하니..조금 마음을 놨다.

그래도 이럴땐 타지에 있다는게 정말 마음이 불편하다.
병원에 한번 가볼 수 없고. 전화로만 안부를 전해야 하는 이 상황.
.... 엄마가 또 보고싶다.




#_4
돈도 좋고 일도 좋고 노는것도 좋지만.
정말 건강이 최고다. 아프지 말자.

몸도.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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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없음 #07

Posted at 2011. 11. 22. 10:11// Posted in 우뎅빵긋/제목없는글


#_1
어떻하나.
아침에 일어날때마다 너무 추워서 몸이 부들부들.
빨리 수면바지 수면양말, 수면잠옷을 구비해야겠다.
더불어 회사용 USB털실내화도..
아이고추버라



#_2
내가 좋아하는 겨울.
너무 추워  사랑할 수 밖에 없음은.
나눌수 있는 계절이라서.
평소에 챙기지 못했던 지인들에게
연말을 핑계삼아 당당히 연락하고 마음을 나눌수 있기에.



#_3
작년부터 트위터분들과(그래봐야 작년엔 하나누나 구총무 나, 꼴랑 셋)
크리스마스 카드 교환식을 했었는데.
올해 갑자기 규모가 범람하여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게 7개나 된다.
하물며 그 중엔 얼굴한번 못뵌 앵두권사님도 포함.
뭐, 뭐라고 운을띄지...?

계속 더듬을까보다. 글자수 늘리게.
"아,아. 안, 안녕 하세.요오오? 아하하하하하." 요렇게.



#_4
내가 빵가게님(@KoKaGe)에게.
나는 바이킹 타고 싶다고.
그렇게 두근거리고 싶다고 했더니
내게 명언을 남겨주었다.

지금 롤러코스터 탄걸 수도 있어요.
한참 올라가는 중일지도.

진짜. 그런걸지도....
칙칙폭포.폭포? 퐁퐁. 폭폭. 뭐드라....
(이게 중요한게 아니지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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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關係

Posted at 2011. 11. 18. 10:03// Posted in 우뎅빵긋/감성백만개



관계맺음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본적이 있다고 묻는다면.
20대 초반. 재수시절.이라고 답할것같다.

답답하기만 하던 고등학교의 굴레를 벗어나 갑자기 들이닥친 자유를 다들 어찌할 바 모르던 그 시절.
나는 친구들 중 유일하게 재수를 하게 되었고 그당시 신입생 명찰을 달고 대학문화에 푹 빠져있던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없었다.

그 중 정말 소중히 생각하고 가까이 두었던 친구 한명이 있었는데.
(참고로 이 친구와는 고등학교 졸업식날 10년후 개봉예정 타임머신 편지까지 교환했었다.)
이 친구 역시 예외는 아니였기에 밀려오는 대학의 푸룻푸릇한 분위기에 쓸려 나와의 관계가 조금 소원해졌었다.

주변인들과의 관계가 그리 넓은 편은 아닌데다가 한정된 사람들에게 막 퍼주는 스타일이라
그렇게 마음을 다 주었던 사람들에게 상처 받은 일도 한두번이 아니였던터.
언젠가부터 그렇게 마음의 상처를 받고나서 나 혼자 경고 횟수를 세기 시작한것이다.
그리고 그 친구가 처음. 내 타겟이 되었던 것이였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는 짓이지만.
그만큼 그 친구가 내게 소중했고 또 그런 내 마음만큼 친구도 나에게 관심을 쏟아주길 원했던게 아니였을까.
더군다나 평생 어느 단체에 속해서 지내오다가 재수란걸 하게되며 학생도, 직장인도 아닌
재수생의 신분에서 오는 느낌이란. 그 당시로서는 꽤나 큰 블랙홀같이 느껴졌다.(이건 정말 해본 사람들만 아는...)

그렇게 그 친구에게 실망에 실망을 더해 큰 상처를 받은 어느 날. 나는 마음을 닫아버리고 연락도 끊어버렸다.
"이제 넌 더이상 내친구가 아니다" 라는 연락한통을 한 채.
이 무슨 삼류드라마 삘이나는 대사란 말인가!.....하....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그런일들도 이젠 정말 별것 아닌 일이 되어갈때 쯤...
그당시 남자친구가 내게 그 일에 관련해서 한마디 충고를 해주었다.
너에게는 별것 아닌일로 이렇게 잊혀지고 있겠지만. 그 상대방은 그 일때문에 몇년을 마음한켠이 불편한채로
지낼수도 있을꺼라고. 정말 이제 별것아닌 일이 되었다면 별 대수롭지 않게 연락을 할 수 있는거 아니냐고.


그리고,.. 그렇게 7년이 흐른뒤. 나는 그 친구와 쑥쑥하게 동네 카페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시간이 만들어낸 공백.그리고 어색함.

그친구와는 지금도 간간히 연락은 하고 지내지만. 사실 예전의 그 관계로는 다시 돌아갈 순 없을 것 같다.
그러기에 서로 너무 각자의 시간을 보내왔고. 그 시간동안 내 속에 그사람의 존재가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소중했던 사람을 쉽게 놓아버렸던 관계에 대한 후회.




그렇게 후회할 만한 짓을 하고, 또 이 미성숙한 자아는 했던 짓을 또 반복하려고 하고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내 마음과 내 일상을 더 나누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금더 나를 내려놓고 조금더 상대방을 받아들이고 싶었다.
'관계'를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본의아니게 또 상처를 받게 되고.
그 상처때문에 더 나아가지 못하고 나는 셔터를 내리려고 하고있다.

분명 이것 또한 지나고 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될것이고 후회만 남을거란걸 잘 알고있다.
하지만. 관계맺음에있어서 오는 기대. 바램. 그런것들에 있어 덜 상처받고 덜 힘들고 싶어서.
심플하게 살아가고 싶어서 그런 관계조차 놓아버리려 하고있다.

언제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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