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없음 #14

Posted at 2012. 1. 11. 17:23// Posted in 우뎅빵긋/제목없는글


#_1
오후내내 집중 좀 했다고 간만에 피로가 몰려오고 허기가 져온다.
채팅창을 켜본다

역시.
대화가 도착해있다.
내가 오후내내 신경쓰던 일에서
잠깐 벗어날 찰나의 순간도 허락치 않은채
대화창은 스크롤을 타고 주르륵 내려간다.

눈을 감고 의자에 등을 기댄채 잠깐 허리를 젖힌다.
모든것에서 손을 놓고싶은 순간이다.

잠깐.
나 왜이렇게 모든것에 쫒기는 요즘이지?

꼬르륵.

일단 매점부터 다녀오자.





#_2
뉴스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댄 영하 8도의 날씨. 
찬 공기가 머리를 맑게 해주는 싸한 기분이 은근 괜찮다. 
부러 더 먼길로 돌아온다.
걸으며 한숨이 나온다.

기타수업도 미뤄야되고. 스캔받아서 메일도 보내야되고.
프린트해서 팩스도 보내야되고.
집에가는길에 포폴 출력을 할까?
마트는 내일 가면되나..?
금요일 반차를 쓸까말까..
모든 일정과 모든 업무들이 잠시나마 맑아진 머릿속에서 와르르 뒤엉킨다.

'적당히'가 용서가 되지 않는 사람인걸까? 난?




#_3
내게 만약 시간을 멈추는 능력이 있었더라면
아마 나는 시간을 멈춰놓고
그 사실조차 잊은채 평생을 살아가지 않을까...?

모든게 명예욕에서 시작된 일이다.
다 부질없는건데.
이 모든게 그 부질없는 것 때문이다.

한걸음만 뒤로 물러서자.


너의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저를 의지하면 저가 이루시고
네 의를 빛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같이 하시리로다.

[시편 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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