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도 들어가기전부터 배우기시작해

드레스입고 화장분칠하고 각종 경연대회까지 휩쓸고 다녔던 그 시절.

난 습관처럼 피아노를 쳐왔고 초등학교 5학년이 되자 엄마에게 선언을 하고 말았다.

'피아노 그만둘래!' 그 어린시절의 난 피아노가 너무도 지긋지긋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이를 먹고 먹고 어느덧 서른셋의 난 다시 피아노 앞에 앉고 싶어졌다.

게다가 우연히 근처 대학로에서 피아노 강습을 받을 수 있는 기회까지 생긴 것!

십수년만에 다시 피아노 앞에 앉게 되다니 새삼 두근거리기까지했다.



늘 지나다니는 길목에 골목 하나만 꺽었을뿐인데 성인피아노 교습소가 쨘! 하고 나타났다.

with Piano. 야근이 일상이 된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을 위해 밤 12시까지 운영한다는 안내문구가 눈에 띈다.




성인전문 피아노 학원이라니. 동네에 흔히볼수있는 피아노 교습소와는 차별화된 뭔가가 있을듯한 문구들!


여기서 위드피아노를 잠시소개하고 가자면,. 

취미로 피아노를 배우길 원하는, 성인만을 위한 피아노 학원이라는 컨셉으로

2007년 오픈해 대학로, 홍대, 분당(야탑)에 지점을 두고있다. 

이날 내가 방문한 지점은 대학로 본점.





더 자세한 사항들을 보고싶다면 위드피아노 공식사이트로!


http://www.with-piano.com/




건물 4층에 위치한 위드피아노. 입구를 들어가면 안락한 휴식공간부터 눈에 띈다.

전체적인 조명이 어둡고 은은한 분위기로 마치 집근처 바에 놀러온 분위기도 살짝 든다.




옷과 짐을 주섬주섬 놓고있는데 친절히 다가오셔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건네주신다. 




휴식공간에서 편히 앉아 쉴수있도록 책가지들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노트북2대, 그리고 다트와 커피.

위드피아노는 단순히 수업만 받고 집에 가버리는 일반교습소와는 다르게

수강생들간의 친목도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듯하다.




 내부 분위기를 한껏살리는 그랜드 피아노.

아늑한 조명사이에서 빛을발한다. 

처음 들어왔을때 수강생 한분이 그랜드피아노에서 수업을 받고 계셨다. 

나도 오늘 저 그랜드 피아노에서 수업을 받게 된다는 사실!

두근두근두근두근




간단히 나의 상태를 체크해주신다. 음계를 읽을수 있는지. 높은음자리, 낮은음자리.

온음표, 4분음표... 머리속에서 콩나물이 왔다갔다하며 머리가 뒤죽박죽.

강사님꼐서 몇가지 곡들을 샘플로 쳐봐주시고

그중에서 조금 쉬워보이는듯한(?) , 그리고 많이 들어봄직한 곡을 골랐다.

유키구라모토 <Meditation>




음계를 더듬더듬 하나씩 읽어내려가고.

음계에 따른 건반을 하나씩 짚어내려가본다.

손가락이 덜덜덜덜

하지만 강사님은 엄청 친절하시게도 내 수준에 맞는 눈높이수업으로 진도를 맞춰주신다.




음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내 손가락이 어느 건반을 향해 가야할지 어느정도 가닥이 잡힐때즈음.

페달에 대해서도 간략하게나마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더듬더듬하는 내게 손가락과 발이 함께 자유자재로 놀아난다는 것은

엄청난 내공을 요하는 작업이였기에 일단 숙지를 하고 다음으로 넘긴다.

(원래 진도라면 나는 더듬더듬 음계를 외우고 있어야 하겠지만

하루 수업을 체험하는 것이였기에 페달까지 요약정리를 받을 수 있었던 것!)




아름답고 친절한 강사님의 50분 수업도 끝이나고

비어있는 개인연습실에서 자유롭게 연습이 가능하다는 말에 연습실을 이용해 보기로 함!




  위드피아노의 개인 연습실

혹여나 추울까봐 라디에이터도 놓여져있는데다가 혼자가 외로울까봐 끄적일수 있는 방명록도 준비되어있다.

 


 


 

강사님과 함께할때는 잘되던것도 혼자 앉아 끙끙거리다보니 

허탈한 웃음이 절로나고 머릿속에서 멘붕이 피어오른다.


 

위드피아노가 우리 머릿속에 존재하던 일반교습소와는 차원이 다른 몇가지들. 

잠깐 짚어보고 가자.

 



빡빡한 일상에서 십여년만에 다시찾게 된 피아노 건반의 아름다운(?) 선율과

한시간 남짓했던 그 시간이 내게 여유와 웃음을 가져다 주다니. 

배움이란게 이토록 소중한 것임을..

이날 내게 배움의 기쁨을 다시금 일깨워준  피아노 수업.

새로운 배움과 도전이 그립다면 한번쯤 부딪혀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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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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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적거려볼 필요도 없이,단지 제목 한줄로 아무 망설임없이 고를 수 있었던 책. 

마스다미리의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한권을 후루룩 읽어내려간 후,

바로 인터넷에 접속해 마스다미리 수짱시리즈를 주문하고 말았다.




나름 수짱시리즈에도 순서가 있다는 것.

1.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2.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3. 아무래도 싫은 사람

4. 수짱의 연애

(그외 주말엔 숲으로, 내가 정말 원하는건 뭐지? 등이 있음)

등등의 나름의 순서가 있다지만 그건 수짱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른 순서일 뿐. 

사실 한권만 읽어도, 순서를 바꿔 읽는다해도 크게 중요한걸 놓치고 갈 법한,. 그런 내용은 아니다.




한장 한장 넘기다 보면 어느새 수짱에 공감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멀리있는 미래, 노후를 걱정하며 현재를 구차하게 만드는 지금의 내 모습.

직장생활을 하며 소소하게 받는 상처들.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친구들이 하나, 둘 늘어가며

바뀌어가는 상황들. 전과같지 않음에 허전함을 느끼는 내 모습.




그리고 내가 모르고 외면했던 그녀들의 쓸쓸함.




이미 어른이 되었지만 앞으로의 미래가, 어른이라는 삶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 천지인 우리들의 모습.

내가 외면하며 저만치 미뤄놨던 인생의 고민들을,. 수짱을 통해 다시 살며시 끄집어 내어본다.



20대의 꿈만같던 청춘을 지나와 30대의 싱글여성이 흔히 느낄법한 우리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있는 이야기들.

결혼과 연애. 앞으로의 인생과 늙어간다는 것. 내 삶에 대한것들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일상의 일기 같은 만화.

특별함을 담고있는 너와나의 이야기, 마스다미리 수짱시리즈. 30대여성이라면 꼭 필독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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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송탄. 송탄이라는 지명을 잘 들어보지도 못했지만 단지 짬뽕한그릇 먹어보자고 주소를 찍고 달려간 곳.

전국 5대 명가중 한곳인 영빈루의 짬뽕을 먹어보고자 시작한 검색은

"야. 송탄에 영빈루보다 태화루가 낫다는데? 홍태루, 인화루, 쌍흥원...아니 왜이렇게 많은거지!!?."

무한검색 끝에 우리가 내린 결론은 영빈루의 짬뽕과 태화루의 짬뽕을 비교시식해 보기로 한 것.




일단 송탄에서 가장 유명한 영빈루부터 방문했다.




얼핏 지나치다보면 여기가 영빈루인지 모르고 지나칠 법한 건물 외관.




유명세에 비해 사람이 없네? 하고 들어서는데...웬걸.

가게 내부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하며 입구부터 줄이 쫙 서있다.



약 10년전 가격이라고 해도 믿을만한 저렴한 가격대.

자장면이 3000원이고 짬뽕이 4000원이다.


짬뽕 한그릇과 탕수육 하나를 시키고 메뉴를 유심히 살피며 생각한다.

이렇게 싸게 팔아서 남기는 하는걸까?




주문한 탕수육이 먼저 나왔다. (12000원)

한입 베어무는데..! 탕수육 튀김반죽이 찹쌀이라 엄청 쫀뜩쫀득하다.

요근래 먹어본 탕수육중 최고의 식감이라고 할수 있을 듯!

그에 반해 탕수육 소스는 맛이있다,맛이없다 라는 느낌이 든다기보다는,..깡통 파인애플 국물같은 느낌이랄까?

그닥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는데 먹다보니 좀 심심한 듯한 소스가 오히려 탕수육 본연의 맛을 살려주는 것같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의 목적! 짬뽕! (4000원)

돼지고기와 해산물이 들어간 4000원짜리 짬뽕치고 훌륭하다.




면발도 쫄깃하고 국물 맛도 나쁘지않고. 

같이 간 동행인은 4000원대의 가격에서 이런 맛을 낼 수 있다는게 대단하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댔다.

물론 나 또한 그의견에는 동감하지만 '짬뽕'하면 떠오르는 깊고 얼큰한 국물의 맛이 느껴지진 않았다고 할까..

뭐 그럭저럭 나쁘지않네. 그래도 맛있네. 라고 생각함.






짬뽕1차를 영빈루에서 해치우고, 짬뽕 2차로 태화루를 찾아나섰다.

태화루가 이전된걸 알지 못한 채 중앙시장 철길옆에서 도대체 태화루가 어딨냐며 계속 찾아 헤매던 우리.

인터넷을 한참 뒤적이다가 가게 이전사실을 발견했다.

태화루가 영업하던 자리는 유료주차장으로 변해있었던 것이다.




중앙시장에서 좀 떨어진 전원마을, 동안마을입구에 자리한 태화루.

따로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다.



3시가 넘는 시간에 방문을 한터라 가게내부는 조금 썰렁했다.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다. 영빈루 짬뽕이 4000원인데 반해 태화루의 낙지고추짬뽕은 그 두배의 가격, 8000원.

군만두와 낙지고추짬뽕을 하나씩 시키고

두근두근두근두근.




수제 군만두 (6000원)

시켜놓고 메뉴가 나오길 기다리며 만두가 왜이렇게 비싸나..싶었는데 만두를 한입베어무는 순간. 아!

쫄깃하고 두툼한 찹쌀로 만든 만두피와 그 사이로 흘러나오는 육즙에 엄청난 감탄을 했다.

공장표 만두가아닌 태화루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만두라하니 더 믿음이 간다.




그리고 낙지고추짬뽕(8000원)

낙지한마리가 통째로 들어가 앉아있다. 다소곳히..

얼핏봐도 국물 색깔이 엄청 진해보인다.




국물을 한숟갈 먹고 켁켁.

(참고로 본인이 매운걸 참으로 못먹는 유아초딩입맛임을...)

짬뽕면도 수타로 직접 미셨는지 쫄깃하고 면발의 굵기가 다 다르다.

해산물의 깊은맛이 우러난 짬뽕국물은 맵지만 자꾸 손이 간다.

확실히 가격대가 주는 차이가 느껴지는 타이밍이다.



그리하여! 송탄 짬뽕대결

영빈루 돼지고기 짬뽕(4000원) vs 태화루 낙지고추짬뽕(8000원) 

가격이 두배나 차이나는데 어떻게 동등한 조건에서 비교할수 있겠냐만은..

영빈루는 가격대비 훌륭한 맛에 감탄했고, 태화루는 가격만큼의 깊은맛에 감탄했다.

뭐 굳이 하나를 고르라면 해산물의 깊은 맛이 푹 우러난 진한 국물의 태화루에 한표를 주고싶다.

그리고 수저와 물, 단무지가 셀프인 왁자지껄한 영빈루에 반해

조금더 여유있게 친절한 서비스를 받으며 식사를 즐기 수 있는 태화루가 더 좋았다는 평.


어쨌거나 저쨌거나. 홍대에 영빈루 직영점이 운영되고 있다니 그곳도 한번 들러 맛을 비교해 보는것도 좋을 듯싶다.

위 글의 내용과 의견은 본인의 개인적인 취향이므로 태클은 사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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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송탄나들이,1탄

Posted at 2013. 12. 11. 22:51// Posted in 리뷰놀이/일상이소풍


송탄. 살면서 별로 들어보지 못했던 경기도의 어느 도시.

한적한 휴일. 뭘 먹을까라며 검색을 하던차에 송탄에 전국 5대 짬뽕 중 한곳으로 알려진

유명한 중국집이 있다기에 일단 그럼 들러보자! 라며 향한것.

짬뽕 후기는 송탄나들이 2편에서...




송탄역 부근. 평택국제중앙시장과 철길을 나란히 만날수 있다. 

골목 구석구석, 골목의 표정을 하나씩 엿보며 거닐어본다.




시장바로 옆에는 송탄 미군부대가 자리하고있다. 

조금만 거닐어보아도 이 미군부대 때문에 상권이 형성된 동네임을 알 수 있다.

내국인보다 더 많은 외국인들을 만날 수 있는 곳. 




미스진버거..아,아니. 미리스버거!!?

분명히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햄버거집이름. 방송도 많이 탄, 그이름도 유명한 송탄 미스리버거 되겠다.

미스진버거랑 미스리버거가 양대산맥을 이루는데 송탄의 원조는 미스리버거라고 한다.

사실 이날의 목적은 짬뽕이였기때문에 아쉽지만 미스리버거는 다음기회로 미루고 패스.




이태원을 의심케하는 거리의 풍경들. 




그리고 송탄 철길. 지금은 그 흔적만이 어렴풋이 남아있는 철길이라 그런지

조금의 쓸쓸함이 묻어난다.




철길 옆 벽화. 자칫 지저분해보일수 있는 벽면이 알록달록 벽화로 인해 한순간 포토월로 변신한 듯 하다.

벽화란게 그 장소의 분위기와 어우러지지 않으면 차칫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는 위험한 작업이기도 한데..

송탄 철길의 벽화디자인은 철길이 흘려보내온 시간까지 두팔로 감싸안은 느낌이랄까..




한발자국씩 내딛을때 마다 나무데크를 지나오는 내 발자국소리와

한적한 일요일오후의 철길 풍경이 쓸쓸함을 담아냈던 곳.

시간과 그 시간이 지닌 흔적이 만들어낸 송탄의 철길.

군산철길이 너무 멀다면 송탄으로 향해보는것도 좋은 방법일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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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에 번쩍하고 눈이 뜨인이후.. 텐트를 하나쯤 사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2인용 미니멀 텐트를 열심히 검색하던 즈음.

디자이너라는 몹쓸 직업때문에 어떤제품을 보든 기능보다는 이쁜거! 에 초점이 맞춰지는 탓에

결국 초기 목적이였던 2인용 미니멀 텐트 따위는 사라진지 오래.

보라색 부비새가 그려진 비싸고도 비싼 Chums텐트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다.




일본 아웃도어 용품 브랜드 Chums로고. 

처음에 보면 웬 펭귄이냐 싶지만 알고보면 저 새는 부비새라는 것.

로고조차 귀엽구나..


첨스 공식 사이트  http://www.chums.jp/

Chums Beetle Type1 tent 구입처 > 라쿠텐  http://www.rakuten.co.jp/





2인용텐트를 검색하면서 둘이 누으면 딱 맞는 사이즈의 미니멀텐트에 답답함을 느꼈는데 

첨스텐트는 2~3인용의 넉넉한 사이즈. 


이너 : W1700 x D2200 x H1350(mm)

플라이 : W1800 x D3650 x H1400(mm)

수납시 : W570 x D210 x H230(mm)


거기다 컬러감은 어떠한가! 화사함의 극치! 보라+노랑의 조합!

이 판매사진을 보자마자,.. 어머! 이건 질러야해!! 가되어버렸고.. 나는 어느새 결제를 완료해 버리고 말았다.. 하아..




텐트 가격만 42000엔. 우리나라에서 수입해 파는 가격은 대력 75만원정도. 

중고로 팔리는 가격도 65만~69만 사이를 웃돈다. 

그렇게 생각해 봤을때 조금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구로 사는게 더 낫지않을까 판단했던 것.

실무게는 5kg를 육박하며(미니멀텐트 안녕... ㅠ) 배송비 산출시에는 부피무게로 책정되었다.

국제배송비는 약 54불을 결제.



거기에 관세가 110불. 

총 42000엔 + 국제배송료 54불 + 관부가세 110불 = 약 61만원 선에서 구입한 셈. 


어마어마한 관부가세 덕택에 아주 싸게 잘샀다!! 라고 외칠만 직구도 아니지만...

그래도 대략 10만원은 아꼈어! 라며 혼자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약 보름만에 우리집 내방에 뙇! 하고 도착한 첨스텐트!!

부피 및 무게도 무시못할 사이즈지만 온통 보라보라보라의 향연에 일단 무게따윈 잊기로 한다.



하나씩 개봉. 어머. 이 디테일좀 보게나.



내부구성품. 죄다 보라보라. 보라색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온통 보라로 칠갑한 첨스텐트가 더 사랑스러울 수 밖에!

참고로 첨스텐트 구성에는 기본 이너텐트+ 플라이+팩과 망치+ 그라운드 시트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

주변에 미니멀 텐트를 구입한 몇몇분들의 조언에 따라 그라운드 시트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횡재한 느낌이였다.



일단 급한대로 방에다 펼쳐본다. 



이너텐트만 쳐봤는데 벌써부터 두부는 이게 비싼거구나 싶었는지 들어가서 뒹구르고 난리가 났다.

혹여나 텐트 바닥에 발톱으로 구멍이라도 낼까싶어 두부는 당장 밖으로 소환.



내부 이너커튼과 메쉬에 달린 수납포켓.

전면 메쉬로 된 이너텐트에는 내부 커튼을 한겹 더 달수 있도록 되어 있다. 

더운 여름엔 그냥 메쉬로만 사용하고 봄, 가을에 이너커튼을 달아주면 조금더 훈훈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 

엄청 꼼꼼하고 디테일한 구성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그리고 드디어 텐트 개시의 날. 한강망원지구를 찾았다.



쨘! 이너텐트 일단 완성!



그리고 플라이를 친다.

이너텐트와 플라이를 연결하는 부분또한 참으로 디테일하다. 첨스의 디테일에 한번 반하고 두번 반함.



두둥-! 한강의 그 어디를 둘러봐도 단연 눈에 띄는 보라돌이 첨스텐트!! 




뿌듯하게 개시를 끝낸후 포트락 소풍 시작.



이제 열심히 캠핑다닐일만 남았나요!!... 싶었지만 결국 올해는 캠핑으로 개시한번 못해보고 

이렇게 겨울이 와버리고 말았다는 슬픈소식...

하지만 내 첨스텐트 모델이 (Chums Beetle Tent type1) 올해로 단종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조금 방긋하고 웃을 수 있었다. 내년 캠핑을 기약하며..

첨스텐트 개봉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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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오들오들 동계캠핑

Posted at 2013. 12. 4. 11:57// Posted in 리뷰놀이/떠나온일상


첫 캠핑의 멋진추억을 남긴 그곳. 금산 기러기공원.

어느덧 3개월이 흘렀고. 11월 중순, 다시 동계캠핑을 떠났다.

이번에는 우리 캠핑멤버7명 +게스트 3명(선주씨네 부부한쌍과 밸리선생님) 으로 열명의 인원이 1박2일을 함께했다.


동계캠핑에는 겨울텐트가 있어야한다고 전부터 공동구매를 하자고 목놓아 외롭게 외쳐대던 나무대장님이

발벗고 나서서 40kg에 육박하는(거기에 가격도 무려 150만원이라고 하심) 10인용 벨텐트를 빌려오셨다.

1박2일의 짧은 일정을 꽉꽉채워 신나게 놀고싶은 마음을 짓밟는 5시간의 교통체증... ㅠ

오전에 모여 출발한 우리는 오후 3시가 넘어 금산에 도착했다.




전에 왔을 땐 밑에다 사이트를 쳤는데 이번에는 나무데크가있는 위쪽에다 짐을 풀기 시작.

단지 1박2일을 머무를 뿐인데 우리 짐 좀봐...  얼핏보면 자취생 이삿짐을 방불케하는 방대한 양이다.




일단 다같이 합심해서 벨텐트부터 펼치기.  응쌰.

텐트를 펴고 잡고 세우고.. 어느정도 각이 잡히고. 

요리부는 빨리 허기진 이들의 배를 채우기위해 주방을 세팅하고 요리를 시작.



쨘. 완성. 엄청 크고. 엄청 너르고. 엄청 안락하다. 



11월중순이라고는 하지만 날씨는 이미 한겨울. 

오늘밤 우리를 따뜻하게 뎁혀 줄 등유난로. 니네 책임이 막중하다.


오전부터 점심도 안먹고 왔던터라 다들 허기가 졌나보다.

 선홍빛 고기가 아름다워보이기까지 했을정도니...

맑은 멸치베이스 육수하나, 얼큰한 빨간육수하나. 

이렇게 하나씩 놓고 각자 마음에 드는 육수에 야채를 첨벙첨벙.

야채를 넣어먹다가 고기를 간간히 넣어먹어야하는데... 그런게 어디있나.

물이 끓을시간도 주지않은채 계속 고기를 첨벙첨벙. 


고기가 너무 많아서 남겠다고 걱정한 요리엄마 하나누나의 걱정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질정도로

남김없이 싹 해치우고난뒤 남은 육수에 칼국수를 끓여먹고 거기에 또 밥까지 비벼먹었으면 말다했지..?




먹었으니 이제 불멍타임. 나는야 모덕후(모닥불덕후)...

모닥불이 너무 좋아. 미니화로대랑 장작 주문시켜서 집앞 마당에서 매일밤 불이라도 떼고 싶을 정도다. 





불멍앞에서 소소한 이야기들. 

별것아닌 대화들이지만(나나나나나나,.얘얘얘얘...고구마감자...등등의...)

그 온기가 전해주는 따뜻함이 좋다. 겨울밤도 운치있구나.





오늘의 하이라이트! 선물교환식 & 마니또!!

두번의 추첨을 통해 만원상당의 선물을 교환하고 마니또를 뽑아 <집에 돌아갈때까지 몰래 잘해주기> 가 미션이였는데

이게 참으로 난해했다. 어디 딱히 갈만한데도 없는 텐트와 그 주변에서 몰래 잘해주기라니...

나는 행복이언니를 마니또로 뽑아서 옆에앉아 핫팩도 나눠주고 (효과없었던)신발용핫팩도 나눠주고..

조개찜먹을때 초고추장도 나눠주고.. 자기전에 클렌징티슈도 주고..했지만 정말정말 어려웠다.

아이들이 하는놀이를 어른이되서 하려니 어려웠던걸까,?


나의 마니또는 이지랄여사였는데 잘때 텐트 가장자리에서 자는 내가 추울까봐 나한테 옷을 덮어주고 갔다.

무뚝뚝한 이지랄여산줄 알았는데.. 꽤나 다정하구나. 라고생각했는데... 그래도 엄청 고마웠음.




난로에 정종을 데우고. 조개찜을 먹고. 이수경오빠의 특제 마늘우유라면을 끓여 먹고.

밤은 깊어가고. 1박2일이라서 더 아쉽게 느껴졌던 단 하루의 밤.




다음날 아침. 아점으로 얼큰한 찌개나 푸짐한 카레등을 챙겨먹었던 지난 캠핑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우리 엄청 세련되게 어메리칸블랙퍼스트로 아침을 먹어보자!! 라고 생각하고 준비.

미국식이 이렇게 푸짐했던가,...? 미국 뷔페식을 방불케하는 푸짐한 아침. 

어니언오빠가 알려준 빵+스크램블에그+베이컨+키위의 조합은 정말 훌륭했다.




아침을 먹고 각자 멍 때리기.




엄청 신나보이는 도박판의 현장.



행복이언니가 미국에서 사온 팔찌만들기 키트. 저렇게 하나씩 실의 위치를 이동시키면서서 꼬으다보면 팔찌가 만들어진다.

엄청 집중도도 높고 빨리 완성이 가능하며 은근 재미나다.



둘러 앉아서 잠시 가내수공업타임.

가내수공업뻑휴(를 날리는 나무대장님...)




휴식시간도 훌쩍 지나가고. 1박2일은 정말 너무도 초고속으로 지나간다.

다시 짐을 쌀 시간.



언제정리하고 가지..라는 생각이 무색할정도로 10명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한시간만에 모든 짐을 정리하고

차에 빽빽하게 싣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 흑..




키작은팀 & 키큰팀 단체사진

땅이 기울었나? 왜 키작은팀이 하나도 안작아 보이죠? 제 눈이 삐꾸인가요..?

여튼. 이렇게 아쉬웠던 1박2일은 귀경길에도 5시간의 교통체증을 안겨주며 마무리..

교통체증뻗휴머겅






선물교환에서 내가 뽑은 행복이언니의 선물, 레고진저맨과 불량토끼! 

사실 사람이랑 빨리 친해지지못하는 나로써는 이런 조그만 이벤트들이

그사람에 대해 더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듯해 더욱더 진심으로 기쁜걸지도 모르겠다.



동계(체험)캠핑은 이렇게 훈훈하게 마무리.. 했다.

겨울에 다시 찾은 기러기공원은 수도가 잠겨있어서 다른가게의 양해를 구해 물을 길어와야했고

하나있던 화장실도 이용이 불가해서 어쩔수없이 자연에 거름을 뿌려 주고왔지만... 

그 1박2일조차도 우리는 아쉬웠나보다. 뭔가 아쉬운 멤버들이 전기장판이라도 싸들고 

오토캠핑장을 가자고 했지만 오토캠핑장도 12월 초까지만 영업을하고 문을 닫는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겨울동안 캠핑포스팅도 휴업에 들어감.. 

즐거웠다. 캠핑안녕..봄에만나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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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섬재즈페스티벌. 여러번 갈 기회들이 있었지만 어쩐지 여태 한번도 가보질 못했던 곳.

트이터친구 요녀석과 이영애 부부의 결혼기념일과 맞물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기념행사로 나들이를 간다며

나를 꼬시길래 또 넙죽 꼬심을 당해줌...(나 이런 쉬운여자..)


자라섬재즈페스티벌외에도 지산 고아웃캠핑과 남양주 쌈싸페등등.. 

가평근방에 많은 행사들로 인해 차가막힐것을 대비. 아침 8시에 만나 맥모닝을 먹고 출발!



전날 손등을 데여가며 만든 녹차롤쿠키. 망할놈의 블로거들 때문에 설탕이 엄청 들어감.. 엄청 달아..

하지만 이사람들... 맛없다고 던지지 않고  맛있는척을 하며 잘먹어준다. (아..눙물이..)



날씨가 이렇게나 멋지다.

가을하늘 좀 봐봐봐.




자라섬은 4시반 본공연 입장전 무료공연이 꽤나 많은 편.

돗자리를 펴고 앉자마자 맥주흥을 돋구는 나... 무료 스테이지에서는 12시즈음부터 공연이 시작되었다.

술을마시며 칠렐레 팔렐레 홍~홍~



자라섬페스티벌은 공연포스터도 공모전을 통해 디자인적인부분의 퀄리티도 많이 신경쓴데다가

각 스테이지별 도장을 받아오면 선물을 준다는 이 도장자체의 디자인도 엄청 디테일하고 개성이 살아있다.

근데. 그은데!!! 망할놈의 손목팔찌에 협찬사 시계를 박아놓다니.

니네 이게모냐.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하는 컷은 손몰팔찌컷인거 알아몰라!!? 응?



오후4시반이되서 줄을서서 본 공연장으로 입장.

함께해준 이영애와 요녀석부부.




사람이 득실득실. 



이날따라 하늘이 엄청 이뻤다는거.

인스타며 페이스북이며 트위터며. 여기저기 각자의 하늘을 자랑하기 바쁜지 하늘사진들이 막 올라왔다.

하지만 내게는 멋진 음악이 배경으로 깔렸던 자라섬의 그 하늘이 제일 이뻤는걸.






이날 가장 흥겨웠던 빅밴드, 프레저베이션 홀 재즈밴드!

체력이 소진될때까지 엉덩이를 흔들흔들!





다음날 아침. 자라섬 근방의 엘리시안강촌 리조트에서 하루숙박을 했다.

하루 묵었을 뿐인데. 엄청 깔끔하고 조용하고 이쁘고. 마음에 들어서 연신 감탄을 해댄 우리.

특히나 차도 면허도 없는 내게 기차역 바로앞 리조트라는 점은 충분히 매력을 끌만했다.



자라섬 스텝들과 출연진들이 같은 리조트에 묵은 탓에 리조트 조식당은 바글바글.

덕분에 본의아니게 뉴욕식 모닝세트. 뉴요커처럼 멋부리고 싶었던 요녀석 발끄트머리.




겨울이 되면 눈이 쌓여 하얗게 변하겠지만.

그날따라 초록의 매력이 마구마구 뿜어져나와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던 리조트 앞마당.

땅이 꺼질세라 방방 뛰어대기. 요녀석+이영애 부부컷.



이 사진들을 다시금 보고있자니, 그 날 저곳의 하늘과 잔디. 

두근거렸던 내마음이 다 보여서 너무 좋다.



리조트 체크아웃을하고 점심을 먹으러 출발.

가평 읍내의 '동이' 라는 막국수집. 막국수는 주문즉시 반죽이 들어간다하여 최소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고 한다.

최근들어 막국수를 먹을 기회가 여러번 있었는데, 주문진이니 파주니. 니네 다 가평에 다 졌음. 동이네 동치미막국수가 짱이다.



점심을 먹고 다시 자라섬. 무료스테이지 중에서도 이화원에서 열리는 무료공연을 보려고 자리를 잡았다.

전날 스테이지와는 또다른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던 이화원 무대. 




 


개인플레이. 이 밴드의 무대가 마음에 들어 CD까지 한장 구입했다.

이런 소박한 무대의 묘미. 아티스트의 호흡이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된다는 점. 

내가 웃고있다던지, 신나한다던지. 이런 모습도 무대에선 다 보이니까. 이런게 너무 귀엽다.

하늘도 이쁘고. 음악도 좋고. 맥주도 한잔 마셔서 알딸딸한게. 세상 어느누구하나 부러울 것 없었던 시간.




70년대 여배우포스를 뿜어내던 이영애.



오후나절 공연을보고난 뒤, 우리는 서울로 향하는 차들을 거슬러 강원도 춘천으로 직행했다.

하나누나의 추천으로 이영애와 요녀석이 먹고 반했다던 산더덕 닭갈비를 먹기위해!






근데 이집 진짜 장난아님. 꼭가봐요. 진짜가봐요. 제발한번가봐요.

사실 닭갈비도 엄청맛있지만 된장찌개맛에 두번반한 집. 




먹고 마시고 흔들고 누웠다 또 먹고 또 마시고 또 흔들고.그리고 먹고 먹고 먹고로 귀결된 1박2일의 자라섬후기.

돌아오는길 차가 막히는 와중에도 연신 신청곡들을 외쳐대며 차안에서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며 귀경체증을 이겨낸 우리.

부부사이에 끼었지만 부부사이가 아닌 친구사이에 온듯한 착각이 일만큼 

편하게 같이 즐겨준 이영애+요녀석에게 사랑과 감사를 전하며..

내년에도 함께해요? 이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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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가을캠핑, 서산 호리

Posted at 2013. 10. 8. 13:49// Posted in 리뷰놀이/떠나온일상


8월에 다녀왔던 제 1회 기러기 공원캠핑 이후. 우리모임은 캠핑크루로 발전했다.

크루이름도 정하고 로고도 만들고 매일밤마다 밴드에서의 채팅은 식을줄 모르며..

다음 캠핑을 계획하고 준비하다가 드디어 떠나게 된 (초)가을 캠핑!


장소는 나무대장님네 작은아버지네 시골, 서산시 팔봉면 호리.

이 장소가 원래 캠핑을 위한 장소도 아닌데다가 마을사람들이 양식장 일을 가기 위해 추차를 해놓는다던지

일을하다가 화장실을 가고 쉬기위해 만들어 놓은 공간이였는데

'작은아버님 땡땡땡 조카입니다.' 이 한마디로 동네 어르신들의 환대를 받을 수 있었다는 거!!



더 오래오래 놀고싶고자 하는 마음에 지난번과 같은 일정, 금요일 밤에 출발.

도착하니 또 비가 부슬부슬 온다. 

우리 멤버는 신나서 들뜨면 늘상 비를 흩뿌리는 능력을 가진 이수경오빠

이불만 널면 비가오고 어디 놀러만 가면 비가오는 나.

비와 함께한다는 남자 어니언오빠의 종합세트로 인해

늘 이렇게 비를 몰고 다니는 듯하다.


주차장 옆에 정자에 일단 주방세트를 풀어놓는다. 간단한 야식을 먹고 맥주를 마시며

신나는 선곡에 이수경오빠와 몸을 흔들흔들. 엄청신나서 마구마구 흔들흔들.




새벽녁에 잠이들어 오전에 일어나보니 비는 개고 하늘은 여전히 흐리다.

전날 급하게 비를 피한 흔적들.



그제서야 주변이 눈에들어온다.

양옆으로 바닷길이 나있고 썰물때라 물이 빠진 바다에는 쓸쓸함이 감돈다.

서해바다는 내게는 늘 그런느낌인것 같다.

물이빠지고 난뒤의 휑한 모습. 갯벌에 남은 쓸쓸함.



하나누나가 만들어온 자두쨈. 이수경오빠가 만들어온 레몬커드와 더치커피. 내가 만들어온 자몽청으로

신나게 아침을 시작하려는 이수경오빠.

엄청 신나보인다.



레깅스커플 이지랄여사와 나.

'캠핑레깅스' 를 검색하면 누구나 살수있는 제품. 



기러기공원때는 수돗가도 있어서 별 쓸모가 없었지만

이번 캠핑엔 물을 따로 쓸수있는 곳이 없었기에 호기롭게 장만했던 내 샤워주머니가 엄청 빛을 발했다.



이곳이 여기입니다.

근처에 아무것도 없고 그저 바닷길과 조용한 산뿐이지만 저 뒤로는 펜션이 그득하다.

바다를 보고 산책을 하고 고기를 먹고. 쉬러오는거겠지?



굴을 따러갔던 이수경오빠는 고차원 몸개그를 선보이며

진흑발양말과 손장갑을 끼고 나타남.



양식하는 굴이 아닌 바다에 그냥 널부러진 굴들. 그런굴을 그냥 줏어다 먹는다.

이런 굴이 왜 그냥 바닥에 있냐며 신기해하는 내 질문에

여기 계신분들은 이런 조그만건 까기도 힘들고 별로 먹을꺼리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란다.

굴을 굽기 시작하고, 나무오빠와 이수경오빠. 이지랄여사가 돌아가며 내입에 자꾸 굴을 넣어준다.

넙죽넙죽 받아먹다보니 내앞에 굴껍데기 산이 생겨버림.



엄청 실한 굴도 가끔 만날 수 있다.

아.아름다운 굴.



굴을 엄청까먹고 있는데 장을 보러갔던 하나누나와 체리오빠가 돌아왔다.

그들이 사온 아름다운 대하.




먹고 마시고 떠들고 또 먹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해가 저문다.

쓸쓸한 서해의 노을.



어두워지면 시작되는 모닥불 불멍 타임.

아무생각없이 탁.탁.탁. 장작이 숯이되고 숯이 재가되는 순간을 그저 바라본다.






가을캠핑의 불멍 동영상.





한참을 노닥대다가 다시 또 흡입장전.

너무 맛있어서 의자고뭐고 다 내팽겨치고 바닥에 앉아서 우걱우걱.

고기를 다먹고 난 뒤에는 누가누가 떡 더 맛있게 굽나열전.



쉴새없이 먹어댄다.

체리오빠와 나무오빠의 혼을 실은 닭훈제구이!

너무 배가불러 맛만 보는데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특히 저 통마늘!!



밤이 깊어가지만 둘러앉아 보드게임도 하다가

졸린사람은 자고. 먹고싶은 사람은 먹고.

자유롭게 간섭받지않고 놀수있는 마음편한 우리모임.




다음날 아점. 소고기카레와 해물탕. 나는 이름뿐인 요리부 반장이지만....

요리부 부반장 하나누나와 요리부 부부반장 이지랄여사가 있기에

나는 우리 요리부가 자랑스럽구나.



오전부터 하나 둘 시작된 철수작업은 하다 쉬다 하다 쉬다를 반복해서 그런지 오후 늦게까지 이어진다. 

오후 간식, 해물너구리. 남은 해산물과 식재료를 다 넣다보니 라면사리가 첨가된 해물탕.

니네 이런너구리 먹어는 봤냐.



짐을쌉니다.



아쉬운 마음에 풍경을 담고.

우리의 주방과 피난처가 되어주었던 정자도 깨끗히 정리하고.

서산 호리 안녕. 갯벌안녕.





그날의 행복했던 시간들. 좋은 사람들. 

다시보고있자니 미소가 흐물흐물 흐른다.



또가자! 다음캠핑을 또 계획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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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듣기만 해도 벌렁벌렁 거리는 단어.

뭔가 하와이 해변에나 어울릴법한 이 단어가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들려오곤 했다.

사실 작년에 우연찮게 서핑 구경이라도 갈 기회가 한번 있었는데, 그때 그 기회를 놓치고 난뒤.

올해 들어 주변 트이터 친구들이 강원도 양양으로 서핑을 다녀오는걸 구경하다가 내 팔랑마음에 팔랑팔랑 시동이 걸린것이다.

다행히도 이런 팔랑거리는 내 마음에 날개를 달아줄 옥언니가 있었기에 우리의 첫서핑 예약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둘다 33년, 35년을 너무 순수하게 살아온 터. 면허도 없는 처자들...

덕분에 금요일 이른 저녁 버스에 몸을 실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주문진까지는 약 3시간 가량 소요.



주문진터미널에 도착하면 바로가는 버스가 있다더니,... 

어플에도 안나오고 정류장도 찾을 수 없어 이리저리 헤매이다

결국 택시를 잡아타고 말았다. 주문진 터미널에서 죽도해수욕장까지의 택시비는

서울에서 주문진까지 오는 고속버스 편도승차비와 맞먹었다는...




우여곡절 끝에 죽도해변 서퍼911 도착! 

트이터 친구 하나누나가 여기서 첫서핑을 하고나서 추천해준 곳. 

숙박을 따로 잡지 않고 서퍼911내의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다.




짐을 풀르고 해변을 한바퀴 돈다. 

해변가에는 캠핑족들이 빼곡하다. 9월인데도 다들 열심히 노는구나? 

정말정말 이뻤던 폴러텐트.




다음날 아침. 밤에 도착해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던 게스트하우스를 둘러본다. 주방과 거실등.. 

게스트하우스 숙박비용은 1인 1박에 만원으로 꽤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깔끔하고 세련된 시설을 기대한다면 금물. 그냥 저렴하게 잠만 잘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서퍼911은 강습2시간+웻수트/서핑보드 종일대여+샤워비=총 5만원의 비용으로

하루를 신나게 즐길 수 있다. 강습은 오전10시와 오후2시로 나눠져있다.

서퍼911  www.surfer911.com




아쉽게도 나와 옥언니의 첫서핑 사진은 없다...

우리는 초보였기에.. 핸드폰도. 짐도 몽땅 숙소에 두고 나왔기에.....

어떠한사진도 찍을 수 없었다..하아..






아쉬운대로 죽도해수욕장 초보서핑족들의 발버둥질을 잠시 감상..



사실 방수팩이나 조그만 파우치같은곳에 개인짐과 먹거리등을 가볍게 들고나와도 좋을뻔 했다.

모래사장에 신발과 함께 둔다고해서 누가 가져가고 그럴분위기가 절!대! 아니다.




오전한나절 강습 2시간. 그리고 여차저차 파도에 몇차례 몰매맞고 패대기 쳐지다보니 어느새 오후 2시가 훌쩍넘었다.

포기를 모르는 여자, 옥코치를 물에서 끌어내다시피하여 샤워 후 허기진 배를 채우러 나섰다.

해변에는 캠핑야영장과 캠핑카라반들이 자리해 있다. 꼭 민박이 아니더라도 저런 시설을 이용해 보는것도 좋을 듯.




죽도해변에는 서퍼911 말고도 여러 렌탈샵들이 즐비하다. 거기다 이쁘기까지해. 

어쩜 센스들하고는....




샤캬펍. 여기를 정말 가보고싶었는데. 전날밤에도 문이 닫혀있더니 다음날 오후에도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매정한 주인님.... 돈안벌어요??  팔아주러 왔는데... 




다시 다른 밥집을 찾다 발견한 고양이. 내발에 고양이 냄새가 좀 나니? 

그 신발에 두부가 오줌쌌던거.. 너 용케도 아는구나?




삼겹살데리야끼덮밥과 매콤한 오징어덮밥. 그리고 고르곤졸라피자 한판까지. 

양양까지 먹으러 온건 절대 아닙미다만.... 




배를채우고나니 신선놀음이 따로없다. 


여름시즌이 지난 죽도해수욕장은 서핑족들로만 빼곡해서 그런지

굉장히 여유롭고 한적하고. 자유로운 느낌마저 든다.




맥주한캔. 가을바다와 어울리는 음악 한곡. 엉덩이를 쉬일 의자 하나.

행복한 오후




사실 2박3일 일정으로 온거라 하루 더 머물고 일요일에 올라갈 예정이였으나

서핑을 하고나니 더이상 할게 없어졌어! 라는 마음이 들어 그냥 저녁짬에 돌아갈 채비를 했다.

주문진터미널까지는 다시 콜택시를 이용. 



 

택시기사아저씨가 적극추천해주신 조양면옥의 막국수. 주문진터미널에서 도보로 5분정도 소요된다.

막국수까지 한사발 시원하게 말아먹고 강원도 첫서핑 여행을 마무리.


그리고 다음날. 일어나니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었다는 후문..

그리고 여름내내 놀러다닌 것보다 바다에서 3-4시간 놀아난게 얼굴을 더 시커멓게 태웠다는 후문도 전하며....

첫서핑기는 이쯤에서 마무리. 어쨌든 해본게 어디냐! 즐거웠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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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금산기러기공원 캠핑

Posted at 2013. 9. 10. 01:39// Posted in 리뷰놀이/떠나온일상

 


8월 마지막주 주말. 근 한달간 계획을 세웠던 캠핑을 가는 날. 사실 이 캠핑 모임에는 어찌어찌하다보니 참여하게 되었다. 

트친 이수경오빠랑 하나누나등등..몇몇이 캠핑을 가자고 말이 나왔는데 이수경오빠 왈. "장우롱도 간다고했던가?" 해서

삐죽삐죽 끼게된 것. 가기전에 두차례 회의를 가장한 모임을 치르고. 장소를 정하고. 드디어 그날이 왔다!


장소도 처음에 섬강 두꺼비캠핑장이 물망에 올랐지만 화장실이 없는 수준에 가깝다 하고..

후보중 한곳에 오른 금산 기러기공원의 전경이 너무 아름다워 다들 그곳에 한표씩을 던진 결과,

멀고도 먼 금산으로 금요일 밤에 출발!!





체리오빠와 하나누나가 퇴근을 하자마자 마트엘 가서 장을 다보고, 하나누나 집에가서 상추도 따오고.

강북멤버 이수경오빠, 이지랄여사, 나는 10시반까지 양재에 도착.

모여서 짐을 한곳에 싣고, 이리저리 짐도 싸고. 그러다보니 밤 12시가 다된 시간에 출발을 하게됐다.

일기예보에도 충남쪽에 비가 온다고 되있었지만. 금산쪽으로 향하면 향할수록 빗줄기는 굵어지기만 하고.

가는길에 마지막 휴게소엘 들러 짧은 회의를 한 결과. 일단 가서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걸로.


새벽2시반에 도착. 도착하니 빗줄기는 좀 사그라든 상태였기에 장비를 펼치고 텐트를 치고. 타프도 치고.

뿅뿅 마법사마냥 오빠들이 어느순간 다 펼쳐놨다. 우리도 뭘 도울께 없을까하며 왔다리 갔다리.





정리를 끝내고나니 새벽 4시가 다된 시간. 다들 잘생각이 없는지 불을 피우고. 이지랄여사가 준비해온 고등어와

내가 준비해간 탄두리치킨을 굽기시작. 더운날씨덕에 상할것같은 음식부터 빨리 지금 먹어버려야한다며 시작한 술상은 

아침 7시가 넘는 시간까지도 계속되었다. 니네 캠핑장에서 이렇게 정성스러운 고등어 구이 먹어봤냐?!!





아침까지 비가 계속 몰아치고. 물길을 만드느라 나무대장님이 삽을들고 뛰어다니셨다. 물길을 만드는 중...

안개가 자욱하게 낀 기러기공원. 운치있다.





오전7시에 잠들어 10시반쯤..? 3시간정도 자다가 더운열기에 '헉!'하며 기상.

홍대더치장인 이수경오빠가 내려온 더치커피. 캠핑장에서 먹는 모닝더치커피의 맛이란..캬-





양재동 요리선생님 하나누나와 함께한 캠핑이라 그런가. 진짜 한상가득한 아침식사. 

이것도 어니언오빠가 '야,어디가서 김치찌개나 사와서 먹자' 했더니

아침메인메뉴 카레가 갑자기 김치찌개로 쨘하고 변신한것. 요리가 뚝딱. 엄마같고 막그래.




아침도 배부르게 먹고.  하늘은 계속 꾸물대고. 보드게임도 하고. 불도피워 마시멜로우도 굽고.


사실 불피뭐 마시멜로 구워먹는것에 대해 과거 엄청난 한이 서려있다.

작년여름, 바닷가로 캠핑을 갔는데, 낮술을 거나하게 마신 나는 바다에서 미친척하고 놀다 일찌감치 낮부터 잠들어버렸다.

일어나니 일행들은 마시멜로도 구워먹고. 고기도 구워먹고. 그 캠핑중에 마시멜로 구워먹었던게 너무 재밋고 제일 맛있었다고 했는데.

(사진마저 너무 이쁘게 찍어놨어..) 나는 그걸 못하고 자빠져 잔게 너무나 후회가 됐었다. 그래서 이게 너무너무 하고싶었던 것.

맛은... 미치게 맛있어! 겁나게 뒈져버려!! 이정도는 아니여도. 노릇하게 구우면 겉이 바삭거려 먹을만하다.





한낮의 풍경. 엄청 부자같고 막 그래보인다.

사실 저기 장비중 반이상이 하나누나 지인에게 빌린것들. (저인상오빠,감사합니다.)






 금산 기러기공원 전경.




나무오빠가 공방에 다니는터라 공방에서 작업하고 버려지는 나무를 한움큼 들고오셨다.

근데 이거 웬지 다 너무 좋아보이고. 너무 아깝다. (그래서 몇개 슬쩍 챙김)

내가 좋아하는 물푸레도 있고. 참나무도 있고. 장작 종류도 가지가지. 장작부자가 요기잉네!!!



나무를 태우다 나는 낮잠을 자러 들어갔는데. 몇시간 푹자고 일어나 인스타를 뒤적뒤적 하다보니

이수경오빠가 이런 고기를 구워먹었다며 사진을 올린것. (사진이 너무 붉은건 이해해달라)

급하게 뛰쳐나와 '고기는요..?' 했더니 한덩이 시험삼아 구워먹어 본거란다.

사진을 너무 잘찍어 고기 다구워먹은것처럼 보여서 얼마나 내 심장이 쿵! 했는지.



나무젓가락 비교 실사이즈 고기컷. 

납작하고 잘생긴 돌들을 주워서 퐁퐁으로 깨끗히 씻고. 불을 피우는 내내 주변에서 달구다가 

불이 다 꺼질때쯤. 숯의 열기가 남아있을때 돌위에 고기를 올려 굽는 것. 

그야말로 빕스에서 나오는 얌스테이크 같은.. 저 두꺼운 소고기가 돌판위에서 지글지글 한단다.




저녁준비를 시작. 부엌으로 쓰인 엄청난 큰 나무테이블도 나무오빠가 태워버릴려고 가져온 테이블. 

그 위에서 맛있는 고추장찌개가 탄생. 집에서 해먹는 찌개보다 퀄리티가 뛰어나다.



저녁메뉴들. 오리고기, 고추장찌개, 소고기, 소세지. 등등.

일단 구워먹는 것들이 있어서 뷔페식으로. 먹고싶은만큼 떠가기.



저녁이 준비되는 내내 장작이 황홀하게 타 올라간다.

활활. 어서 다 태워버려.



낮에 시험삼아 구워본 방법으로 돌판스테이끼!! 

체리오빠가 열심히 구워주셨음. 먹다가 남은건 석쇠위에서...



모닥.모닥.탁.탁.탁. 

모닥불은 매운 연기를 남기지만 그래도 너무 좋다. 캠핑의 8할은 모닥불이 아닐까 할 정도로. 

불을피워놓고 둘러 앉아 가만히 더 불만 바라보고있어도, 

그냥 행복해진다. 무념무상.






 


 





다음날 아점. 카레와 오리고기. 역시나 푸짐해. 아힣힣.


사실 전날 새벽. 나는 3시쯤 자러들어가고. 그이후에 섬뜩한 사건이 하나있었다.

한 여자아이가 우리 텐트에와서 깨어있는 멤버들과 이야기를 하며 놀다갔는데.

거기에 대해 지금 여러가지 정황을 살펴본 결과 귀신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는 것.


자세한 스토리는 하나누나의 블로그를 참조..


덕분에 오지캠핑으로 테마를 잡은 우리의 캠핑은

귀곡캠핑으로 변신중... 여태 그이야기로 각종 추측이 난무 하고있다.

실제로도 금산 기러기공원은 매년 익사사고가 나는 곳이라 뭔가 더 설명적으로 와닫기도 하고. 암튼 그래.




마지막 날. 개어서 화창한 날씨.  물총싸움도 하고. 

스탠드와 휴지걸이, 캠핑의자가 나무오빠를 만나는 바람에 의료용 흴체어로 변신. 

실제로 전날밤 저 의자에 않아 휴지를 두르고 콜록거렸다고.



뉴욕센트럴파크 마냥. 여유롭고 한가롭고. 굉장히 지쳐보이는 한 분.....


부부의 맞고를 구경하던 나무대장님이 합세해 셋이서 순대내기 고스톱 한판!

나는 점수계산은 못하고 그림맞추기만 할줄 아는데도 옆에서 구경하는게 너무 재밌어.



물에 들어가기만 해도 관리아저씨들이 호루라기를불며 안내방송을 하기 시작하는 위험한 곳이라 그런지.

우리가 발목만 담궜는데도 벌써 내려오셔서 조심하라고 한말씀 하고 가신다.

물고기라도 잡힐까 싶어 발목까지 오는데서 찰랑찰랑 거리며 놀기.



강가에 서있을 때. 이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고. 

정말 안타까워했는데. 다행히 하나누나가 찍어줬구나. 

반짝반짝 하는 이렇게 아름다운 강물이 사람들을 그렇게 삼켜버리다니.

좀 섬뜩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름답다.




2박3일의 보금자리를 정리하고 돌아서는 발걸음들.

하늘도 이쁘고 길도 이쁘고. 다 이쁜데 내 걸음걸이좀 어떻게 해줄래..?....



난들. 난들이라니. 난들알겠나!! 

이름이 왜 이따위인거야. 집에가기 전 발견. 그래. 여기서 단체사진을찍자.

하지만 사진은 키순서대로 섬. 왜. 왜. 왜죠.!!  

뭐. 늘상이래왔던 인생이라 더이상 새로울 것도 없는 그놈의 키순서.


낮을가리는 성격탓에 가서 정말 잘 놀수있을까, 가기전 걱정도 많았고,

이렇게까지 좋은 마음이 될지는 사실 몰랐지만. 

그냥 다들 너무 좋은 사람들이라, 즐겁고 행복하고 좋고. 막 그랬다. 

다녀오자마자 또가고싶어서 2차 캠핑을 계획하는 우리. 


캠핑병에 걸려 계속계속 이이야기를 하고싶은데 

다른 멤버들은 이런맘이 아닐까봐 맘졸이며 아쉬워하는 하나누나와 나.


일상은 늘 고단하고 지루하고 한결같아서. 우리는 늘 뭔가를 기다리고 싶어진다.


나도 그래. 늘 뭔가를 기다려.

일상을 벗어낫을때, 예상치 못하게 만나는 그런 기쁨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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