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도 들어가기전부터 배우기시작해

드레스입고 화장분칠하고 각종 경연대회까지 휩쓸고 다녔던 그 시절.

난 습관처럼 피아노를 쳐왔고 초등학교 5학년이 되자 엄마에게 선언을 하고 말았다.

'피아노 그만둘래!' 그 어린시절의 난 피아노가 너무도 지긋지긋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이를 먹고 먹고 어느덧 서른셋의 난 다시 피아노 앞에 앉고 싶어졌다.

게다가 우연히 근처 대학로에서 피아노 강습을 받을 수 있는 기회까지 생긴 것!

십수년만에 다시 피아노 앞에 앉게 되다니 새삼 두근거리기까지했다.



늘 지나다니는 길목에 골목 하나만 꺽었을뿐인데 성인피아노 교습소가 쨘! 하고 나타났다.

with Piano. 야근이 일상이 된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을 위해 밤 12시까지 운영한다는 안내문구가 눈에 띈다.




성인전문 피아노 학원이라니. 동네에 흔히볼수있는 피아노 교습소와는 차별화된 뭔가가 있을듯한 문구들!


여기서 위드피아노를 잠시소개하고 가자면,. 

취미로 피아노를 배우길 원하는, 성인만을 위한 피아노 학원이라는 컨셉으로

2007년 오픈해 대학로, 홍대, 분당(야탑)에 지점을 두고있다. 

이날 내가 방문한 지점은 대학로 본점.





더 자세한 사항들을 보고싶다면 위드피아노 공식사이트로!


http://www.with-piano.com/




건물 4층에 위치한 위드피아노. 입구를 들어가면 안락한 휴식공간부터 눈에 띈다.

전체적인 조명이 어둡고 은은한 분위기로 마치 집근처 바에 놀러온 분위기도 살짝 든다.




옷과 짐을 주섬주섬 놓고있는데 친절히 다가오셔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건네주신다. 




휴식공간에서 편히 앉아 쉴수있도록 책가지들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노트북2대, 그리고 다트와 커피.

위드피아노는 단순히 수업만 받고 집에 가버리는 일반교습소와는 다르게

수강생들간의 친목도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듯하다.




 내부 분위기를 한껏살리는 그랜드 피아노.

아늑한 조명사이에서 빛을발한다. 

처음 들어왔을때 수강생 한분이 그랜드피아노에서 수업을 받고 계셨다. 

나도 오늘 저 그랜드 피아노에서 수업을 받게 된다는 사실!

두근두근두근두근




간단히 나의 상태를 체크해주신다. 음계를 읽을수 있는지. 높은음자리, 낮은음자리.

온음표, 4분음표... 머리속에서 콩나물이 왔다갔다하며 머리가 뒤죽박죽.

강사님꼐서 몇가지 곡들을 샘플로 쳐봐주시고

그중에서 조금 쉬워보이는듯한(?) , 그리고 많이 들어봄직한 곡을 골랐다.

유키구라모토 <Meditation>




음계를 더듬더듬 하나씩 읽어내려가고.

음계에 따른 건반을 하나씩 짚어내려가본다.

손가락이 덜덜덜덜

하지만 강사님은 엄청 친절하시게도 내 수준에 맞는 눈높이수업으로 진도를 맞춰주신다.




음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내 손가락이 어느 건반을 향해 가야할지 어느정도 가닥이 잡힐때즈음.

페달에 대해서도 간략하게나마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더듬더듬하는 내게 손가락과 발이 함께 자유자재로 놀아난다는 것은

엄청난 내공을 요하는 작업이였기에 일단 숙지를 하고 다음으로 넘긴다.

(원래 진도라면 나는 더듬더듬 음계를 외우고 있어야 하겠지만

하루 수업을 체험하는 것이였기에 페달까지 요약정리를 받을 수 있었던 것!)




아름답고 친절한 강사님의 50분 수업도 끝이나고

비어있는 개인연습실에서 자유롭게 연습이 가능하다는 말에 연습실을 이용해 보기로 함!




  위드피아노의 개인 연습실

혹여나 추울까봐 라디에이터도 놓여져있는데다가 혼자가 외로울까봐 끄적일수 있는 방명록도 준비되어있다.

 


 


 

강사님과 함께할때는 잘되던것도 혼자 앉아 끙끙거리다보니 

허탈한 웃음이 절로나고 머릿속에서 멘붕이 피어오른다.


 

위드피아노가 우리 머릿속에 존재하던 일반교습소와는 차원이 다른 몇가지들. 

잠깐 짚어보고 가자.

 



빡빡한 일상에서 십여년만에 다시찾게 된 피아노 건반의 아름다운(?) 선율과

한시간 남짓했던 그 시간이 내게 여유와 웃음을 가져다 주다니. 

배움이란게 이토록 소중한 것임을..

이날 내게 배움의 기쁨을 다시금 일깨워준  피아노 수업.

새로운 배움과 도전이 그립다면 한번쯤 부딪혀봐도 좋을 듯하다.

-






위드블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