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연애시대

Posted at 2013. 7. 19. 03:14// Posted in 리뷰놀이/눈으로읽다







일상은 고요한 물과도 같이 지루하지만 작은 파문이라도 일라치면

우리는 일상을 그리워하며 그 변화에 허덕인다


행운과 불행은 늘 시간속에 매복하고 있다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달려든다.

우리의 삶은 너무도 약하여서 어느날 문득 장난감처럼 망가지기도 한다.

언젠가는 변하고 언젠가는 끝날지라도. 그리하여 돌아보면 허무하다고 생각할지라도

우리는 이 시간을 진심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슬퍼하고 기뻐하고 애닳아하면서.

무엇보다도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고통으로 채워진 시간도 지나고, 죄책감 없이는 돌아볼 수 없는 시간도 지나고,

희귀한 행복의 시간도 지나고, 기억되지않는 수많은 시간을 지나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우리는 가끔 싸우기도 하고 가끔은 격렬한 미움을 느끼기도핟고

또 가끔은 지루해하기도 하고, 자주 상대를 불쌍히여기며 살아간다.

시간이 또 지나 돌아보면 이때의 나는 나른한 졸음에 겨운듯. 염치없이 행복했다고 할것이다.

그러나 여기가 내 시간의 끝이 아니기에 지금의 우리를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연애시대 마지막회_ 은호의 독백]




28살에 이 드라마를 다시보며, 30대의 나는 이 드라마를 보고 또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했다.

서른살이 되어 다시 이 드라마를 보고 난 뒤. 28살에는 느낄 수 없었던, 보이지 않았던 장면이 보였다.

그리고 서른 다섯이 되면,. 한번 더 보고 싶다.

여기가 내 시간의 끝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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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애의 온도, 2013

Posted at 2013. 5. 11. 03:04// Posted in 리뷰놀이/눈으로읽다

 

 

 

 

 

엄청 유쾌하다. 즐겁고. 그러다 사뭇 공감되고. 그렇게 슬퍼진다.

연애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영화. <연애의 온도>

 

뜨겁게 사랑을 하고. 시간이 점차 지나며 그 뜨거움은 식고. 관계는 일상이 되며.

둘사이의 온도는 식어간다. 그렇게 반복되는 일상에 서로 지쳐가는. 흔하고 흔한 사랑이야기.

누구에게나 스쳐지나갈 법한 흔한 사랑 이야기도 내 이야기가 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마치 마지막 놀이기구를 타며 세상을 바라보던 이민기의 시각처럼. 한 순간 세상이 뒤집혀 보이기도하고.

또 금새 다시 거꾸로 보이기도 하며, 내가 속한 그 곳이 마치 혼돈의 카오스와도 같다.

그만큼 연애란 것이 엄청나기도 하고. 순식간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수 있다.  라는 그런 이야기.

 

 

 

 

'많은 연인들 중 82% 가 헤어졌다 다시만난대. 그 중에 계속 만나게 될 확률은 3%래.

나머지 97%는 다시 헤어진대... 같은 이유로...'

 

어떠한 싸움이나 말다툼이 없이도. 둘 사이의 공기에서 느껴지는 그런 기분만으로도 둘은 매우 지쳐간다.

찬란하게 빛나던 순간이 빛을 잃었음을 직시하며 서로 불안해하고. 그 불안은 슬픔을 낳는다.

빛을 잃었던. 그 순간의 느낌을 나 또한 겪어 보았고. 그 순간, 엄습해오는 불안함은 조급함과 슬픔을 함께 동반했기에.

비오는 놀이동산에 주저않아 엉엉울던 김민희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왜 싸웠지? 싸운건 기억이 나는데 뭐때문에 싸웠는지는 기억이 안나.'

 

이유같은 건 기억나지 않는다. 특별한 이유도. 특별한 사정도.

사랑도 그런 것이고. 이별도 그런 것.

 

 

우리의 연애는 지루하고 힘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우리의 마음만은 진심이었다.

그래서 내겐 인생이서 가장 영화같은 순간이 되었다.

 

결론이 어찌되었든. 진심하나면 된거 아닐까.?

적어도 내 과거의 그 시간에게 미안하지 않을 만큼의 진심.

 

나는 진심이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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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만화도 좋아하고 일본 소설도 좋아한다. 하물며 일본 에니메이션이야 안그럴까.

하지만 이 작품을 계속 미뤄오던 건 단 하나의 이유 뿐, 그림스타일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호불호가 강한 편이라 이런 스타일의 그림체를

선호하지 않아서 보지 않았던게 단지 이유라면 이유.

그래도 한번 볼까..싶어서 플레이 했는데. 보길 잘했다. 정말 잘했다.

단지 그림스타일만 혹하지 않을 뿐. 재미있는 소재에 매혹당했다.

 

 

 

미래에서 온 소년, 치아키가 우연히 흘려버린 타임리프를 줍게 된 마코토.

그뒤로 아차, 싶을때마다 타임리프를 통해 시간을 되돌린다.

 

비록 이야기의 한부분이지만 이런 소재를 통해서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다.

내게도 저렇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타임리프가 있었다면..?

그럼 나는 어떤 순간을 어떻게 되돌렸을까. 그렇게 했다면 그 결과 또한 달라졌을까..

 

 

영화에서 가장 와닿았던 부분.

Time waits for no one. 시간은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매 순간순간 흘러가는 시간.  어떻게 보내어도 시간은 흐르게 되어있다.

그 시간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는 결국 자신의 몫.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않으니까.

 

많은걸 생각하게 해주는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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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검색을 하다가 영화의 대략적인 스토리를 보게됐고,

 바로 딱. 하고 느낌이 와서 보게 된 영화.

 

모든것이 완벽해보이는 윌러부부.  '레볼루셔너리 로드' 라는 지역에 아담하고 이쁜 집이 있으며,

사랑스러운 두딸과, 모든 마을사람들의 부러움을 받는 이 부부.

하지만 그 모든 갖춰진 듯한 조건은 주변 사람들이 만들어낸 겉옷에 불과했다.

 

실제 그들의 삶은 매우 공허하다. 그녀는 형편없는 배우였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자신의 존재감마저 상실해 가고 있었다. 프랭크 역시 아버지가 20년동안 일한 회사에서

본인도 일개 사무직 직원으로 일하며 의미없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윌러부부는 모든것을 놓고 파리로 떠날 것을 결심한다.

일상을 벗어 날 기회. 막연한 목표.

이러한 것만으로도 둘은 행복해 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중 어느누구하나도 이 계획을 함께 진심으로 기뻐해주지 못한다.

모두가 마음속에 이러한 이상적인 꿈과 현실에 대한 일탈을 꿈꾸며 살지만

그 꿈을 좆기 위해 현실을 놔 버릴 용기가 없기 때문에.

절망과 공허함을 볼 수 있는 진짜 용기가 없기 때문에.

그렇기에 내심 그들이 부럽고. 그들의 결정이 질투나지만

'현실적이지 못한 계획' 이라며 현실에 머무르는 자신들을 위안한다.

 

 

진짜 최악인 건 뭔지 알아? 우리 모든 존재는 원래 특별하다는 거야.

그 무엇보다 우월하다고. 현실은 그렇지 못해. 그저 남들과 똑같아.

우릴 봐. 모두 바보같은 착각에 빠져있어.

운명에 순응하고 애들이나 잘 키워야 된다는 착각. 그것 때문에 서로를 힘들게 해.

 

당신은 진심으로 무슨 일을 해본 적이 없어.

시도하지 않으면 실패도 안할테니까.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데도 용기가 필요해


 

 

 

 

결국 현실의 엄청난 기회에 프랭크는 의지를 꺽고 프랑스행은 계획에 그치고 말게된다.

 

 

정말 비참하죠? 모든 희망을 이뤄지지도 않을 일에 걸다니.

프랭크는 그가 뭘 원하는지 알아요. 자기자리를 찾았어요. 그는 괜찮다고요.

결혼했고, 두 아이도 있고. 그정도면 충분하죠. 그에겐 말이예요.

그가 옳았어요. 우린 전혀 특별한 존재가 아니예요.

난 우리 미래를 꿈꿨어요. 그 꿈을 멈출 수 없어요.

떠날 수도 없고, 머물 수도 없어요. 아무짝에 쓸모없는 꿈이었죠.

 

 

 

 

그녀는 절망한다. 아무렇지 않은 듯 아침을 먹고. 프랭크를 출근시키고. 설겆이를 하다 울음을 터트린다.

어제와 다름없는 하루였지만. 어제로 돌아갈 수 없는 하루가 시작되었기에.

 

인간은 타인에 대한 열망만으로 결혼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살 수 없다.

어느 블로그분의 영화 감상평에서 퍼온 한 줄. 


 

2012년 마지막날 이 영화를 보게되어서.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많은 여운이 남는 좋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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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2011

Posted at 2012. 10. 19. 11:24// Posted in 리뷰놀이/눈으로읽다

 

 

 


제목에서부터 나를 사로 잡았던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영화 포스터의 '설레임이 익숙함으로 변할 때' 이 한줄의 카피에 홀딱 반해

이건 꼭 보고 말아야 한다. 라는 마음을 먹고 부리나케 영화정보를 검색하고,

그 주 바로 광화문 씨네큐브로 직행했다.

 

개봉 초기였고, 거기에 큰 홍보나 입소문을 타지 않았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관객이 오전 첫상영 시간의 좌석을 채우고 있었다. 



 

 

 

결혼 5년차의 다정한 부부 마고와 루. 늘 함께 눈을 뜨고 함께 잠이 들고.

서로 사랑하는 커플이지만, 그것이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린 부부의 삶.

매년 결혼기념일엔 늘 극장을 찾고, 같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다.

반복되는 삶이지만 서로에 대한 관심을 원하는 마고에게 루는, 대화를 위한 대화는 싫다고 말한다.

평범함 속에 스며드는 일상을 원하는 루와 평범함 속의 반짝임을 원하는 마고.

 

루가 매일같이 요리하는 닭고기 요리처럼. 그들의 일상도 변화없이 하나의 템포로 흘러간다.

 

그런 마고에게 설레임을 안겨준 다니엘. 그녀는 다니엘을 사랑하게 되지만

또한 함께해 온 남편에게 상처주지 않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자신의 마음을 따라 행동하게 되고,

 영화는 마음과 욕망에 따라 행동한 그녀를 극적으로 묘사한다.


 

 

 

문화센터 수영장 샤워실에서. 아직은 젊은 그녀들과 나이 든 할머니들의 샤워 장면이 극적으로 대비되고.

할머니 한분의 대사. " 새것도 헌것이 되고 , 헌것도 한때는 새것이였던 때가 있었다."

그녀들처럼 젊고 아름다운 적이 있었던 할머니.

그 할머니가 늙은 것처럼 그녀들도 늙어갈 것이고

그녀들의 옆에 있던 새롭고 설레던 상대도 언제가는 평범함으로 퇴색할 것이다.



 

알콜중독을 극복하려 노력하지만 매번 실패하고 가족들을 실망시키는 루의 남매인 제럴딘,

다시한번 술에 손을 대고 경찰과 동행하며 그녀는 말한다.

"인생에는 빈틈이 있기 마련이야. 그걸 일일이 미친놈처럼 다 메꿔가며 살 순 없어."

"넌 너의 마음 흘러가는 데로 갔지. 하지만 긴 인생을 봤을 때 넌 큰 실수를 한거야."

 

어느것이 옳은 것이고 어느것이 그릇된 것이라고 할 순 없다.

어떤 사람들은 이영화를 보고 난 뒤 애써 노력하지 말고 마음이 흐르는대로,

마음가는대로 살자. 라고 평하기도 하고, 혹은 그 반대이기도 하다.



 

 

 

이영화의 처음과 마지막 장면.

빛이 스며드는 주방에서 마고는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설레던 순간이 지나면 다시 평범하고 반복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 뜨겁던 상대또한 시간이 흐르면, 5년전 그녀의 옆에 있던 익숙함의 대상과 다를것이 없게 된다.

 

설레임이 익숙함으로 변할 때. 그걸 받아들이는 인간의 감정을 여실히 보여주었던 영화.

일상과 일탈의 기로에서 흔들리는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한 영화.

 

나는 늘 새것같은 헌것이 되고싶다. 라는 생각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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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린마일, 1999

Posted at 2012. 9. 20. 01:12// Posted in 리뷰놀이/눈으로읽다

 

 

 

그린마일. 톰행크스가 나오는 영화라 제목부터 익히 알고있었고.

웬지 익숙한 영화제목에서부터 예전에 내가 봤었나.. 한번 본것 같기도하고..라고 착각까지 할 정도였다.

하지만 영화를 플레이 하는 순간. 그건 나의 착각이였다는 걸 이내 깨닳는다.

 

영화의 시작은 주인공 폴이 늙어서 하루하루 요양원에서 산책을 소일삼아 살아가는 일상에서 시작된다.

그러던 어느날, 소파에 앉아 티비에서 흘러나오던 영화의 한장면을 보고 폴은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게 된다.

자신이 교도소에서 일하던 시절, 한 사형수와의 만남을 회상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형수 존 커피와의 만남. 단순히 저능아라고만 생각했던 존 커피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특별한 사람이였고

폴은 그와의 우정을 쌓게되지만, 결국 사형수를 죽여야 하는 임무를 지닌 간수였기에. 힘든 결심을 하고 존 커피를 떠나보낸다.

 

가장 악질적인 죄를 저지르고 대중에게 인간 이하의 모멸찬 시선을 받으며 사형을 앞둔 사형수들이 모여있는

그 곳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의 가장 선한 부분을 보여주고 있는 존 커피.

부인의 병을 고치러 몰래 감방을 빠져 나오던 그 밤, 밤하늘의 카시오페아를 보며 감동하던 존 커피의 눈빛이 생각난다. 

 

 

 

많이 울었고 조금 슬펐다. 그들의 우정에 감동했고,  사랑하는 사람, 가족, 친구..

그 모든이가 다 떠난 세상에 홀로 남겨져 꿋꿋히 살아가는 폴이 슬펐다.

무섭게도 외롭고 고단한 여정이겠지.

아무도 나를 모르는 세상. 홀로 남겨진 세상은 말이다.

 

요즘, 특히나 사람과의 관계에 좀 지친터라. 홀로 남겨진 폴이 슬펐지만.

한번쯤은 그가 되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으니. 치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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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건축학개론, 2012

Posted at 2012. 4. 24. 00:25// Posted in 리뷰놀이/눈으로읽다

 

 

 

특별히 스폐셜한 라인업도 아닐뿐더러.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속에서 개봉한 것도 아니였던

이 영화가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내귀에까지 '재밌다더라' 라는 평을 들은 어느 날.

백수 생활에 조조영화 보기는 위시리스트 중 하나 아니겠는가. 라는 마음으로

비오는날 대학로 CGV에서 조조상영을 감행했다.

 

영화 정보프로에서 '90년대 청춘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 라는 정보와

그 시절 귀가 닳도록 들었던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 영화 배경음악으로 쓰였다는 정보를 가진 채.

 

 

 

 

 

90년대를 보낸 청춘들이라면. 특히 나보다 3~4살 윗세대(더 정확히 설명하자면 대학시절에 삐삐를 사용하였던 세대)

그 세대들이 100% 공감할 만한 내용이였다. 물론 나또한 중간중간 소소한 이야기에 빵 터지기도 하며

나름 추억을 되짚어볼 만 한 장면들도 있었다. 특히 내가 정말 공감했던 부분은. 

과거의 승민이 친구와 독서실 앞 계단에 앉아 나누던 얘기들.

그 아이가 나한테 관심있는거 아니냐고 묻기도 하고, 그때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하며 고민하는 둘의 모습에서 모르기도 했고 몰라야만 했던 나의 그런 순수한 시간들이 떠 올랐다.

 

첫 사랑의 두근거림과, 설렘. 그리고 아픔을,

첫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만하게 잘 묘사했던 것 같다.

 

 

 

 

특히나 전람회를 너무나 좋아했고, 김동률을 너무나 사랑하는 본인인지라.

극 중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 BGM으로 흘러나올 때는 온 몸에 전율이 흐를 정도로....감동했다.

왜 감동했냐고? 사실 김동률의 목소리를 그런 큰 상영관에서 멋진 배경화면에 감정이입해서 듣다보니.... 하하..

 

 

건축학개론을 보고 나면 다들 첫사랑의 그 누군가가 생각난다고들 한다.

하지만. 내 첫사랑은 그보다 더 어렸던 때 였기 때문에 딱히 그 누군가가 명확이 떠오른게 아니였다.

그냥 그 시절 그런 아련했던 내 모습과, 그런 감정을 느꼈던 순간들이 머리속에 불분명한 채로, 몽글몽글한 감정으로 자리했을 뿐.

애틋했던 승민과 서연의 감정으로 떠오른 명확한 대상은 없었지만, 이 영화를 보고나서 나를 추억해 줄 그 누군가가 떠올랐다.

승민의 마음으로 나를 기억해줄 사람. 내게 그런 첫사랑같은 추억을 많이 안겨줬던 사람이 떠올랐다.

 

'우리 모두 누군가의 첫사랑이였다' 라는 영화 포스터의 문구처럼.

첫사랑이 있었기에, 첫사랑의 아픔을 겪었기에.

지금의 사랑이 더 소중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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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보고 관심이 갔던 영화. 한번봐야지. 하다가 또 기회를 놓쳤었는데.

어제 마침 이태원의 이슬람 사원을 갔다왔던터라. 웬지 플레이 하고 싶었다고나 할까.

보통 집에서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게 되면 급한 성질머리에 컷트컷트 넘기며 지루한 부분은 잘라버리기 마련인데.

이 영화를 플레이하는 124분동안 넘긴장면이 하나도 없었다니..  그렇다고 이 영화가 눈에 띄는 화려한 영상미를 갖춘것도 아니고,

관심이 끌릴만한 혹한 소재도 아니지만 이들의 삶을 관찰하는 제 3자의 입장에서 흥미롭고 몰입도있게 본 것 같다.

 

 

영화는 14년동안 함께 살아온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를 기점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딸 아이의 미래를 위해 이민을 강요하는 아내,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버리고 갈수 없어  이민을 거부하는 남편.

그리고 아내가 친정으로 간 사이 일을 하러 온 가정부와의 불화.

거기서 시작된 소송과 서로가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하게되는 각자의 거짓말.

 

 

 

 

보고 난 뒤. 가장 떠오르는 것은 가정부 라지에의 딸. 그 딸 아이의 눈 빛이다.

모든것을 투영하는 듯한 순수하고 맑은 눈. 그 눈 또한 세상을 바라보며 변해 갈것이다.

그 눈 빛이 아련하게 뇌리에 남았다.

 

영화의 리뷰들을 보면 이영화는 사람의 이기심으로 부터 시작 된 모든걸 말해주고 있다고도 하고,

온갖 가족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있다고도 한다.

 

뭐, 아무렴 어떠냐. 내가 보고 느낀대로 간직하면 될 일.

세상을 사는것도 지치고 벅찬데 영화 한편을 보면서도 머리 쥐어뜯으며 일일이 분석하고 정의 할 필요가 있나. 싶어졌다.

어쨋거나. 저쨋거나. 이란이라는 나라의 생활을 한번 엿보기도 했던 괜찮은 영화한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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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화의 인연으로 거슬러가자면 작년 씨네코드 선재에서

상영중 무료 시사회까지 당첨됐었는데 그 당시 시간이 나질 않아 보지 못했고.

그 이후 한번 보러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극장 상영이 종료되고

또 다운받아놓고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이제서야. 그것도 아이패드에 넣어두고 나눠서 쪼개서 보고만 작품.

사실, 아이패드로 보면서도 재생을 몇번이나 끊을만큼 처음 도입부의 느낌은 좀 많이 느슨하고 루즈하다.


 

 

 

 

행복한 노년의 부부 톰과 제리의 주변의 이야기를 다룬 세상의 모든 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네계절을 이야기한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메리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었다.

한 인간의 내면속 가장 솔직하고 감추고 싶은 부분을 그녀는 여실히 보여주며 나를 안달나게 했다.

안타깝고 절망적일정도로 그녀가 안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어쩌면 그런 안타까운 모습이 세상사람들 모두가 감추고 싶어하는

그런 우리의 숨겨진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가장 원초적인 감정들. 남들과 같지 않은 자신의 처지.

그런 환경에서 밀려오는 외로움. 초조함과 질투.


 

 

 

그리고 나를 가장 먹먹하게 했던 마지막 엔딩장면.

모두가 웃고 떠드는 식탁 위 메리는 그들과 함께 웃을 수 가 없다.

절망적인 그녀의 삶에도 봄이 올수 있을까.. 라는 여운을 남기고 영화는 끝이난다.

너무 결과론적인 요즘의 이야기들에 익숙해져서인지.

아니면 이런 엔딩을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자막이 올라가는데도 한참동안이나 그녀의 마지막 표정을 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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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RENT 렌트>의 원작 오리지날 배우,
안소니 랩이 펼치는 모노드라마 형식의 드라마. 뮤지컬 <Without you 위드아웃유> 


뮤지컬 <RENT 렌트>를 본적도 없고 내용도 잘 몰랐지만
위드아웃유를 보기위해 사전공부를 좀했다..라고 말하면 될까.
영화화 된 렌트 DVD를 보고 그에 딸린 코멘터리까지 보았다면. 철저한 예습은 한셈.
(사실 난 영화보다 코멘터리에 더 집중했다는...) 


대략적인 공연의 정보는 아래를 참고..




사실 뮤지컬에 큰 관심이라던지. 많은 비용을 쏟아가며 열혈 취미생활을 하지 않았기에
단순히 회사에서 행사때 보는 뮤지컬이나, 어쩌다 한번 이벤트로 당첨되서 보게되는 그런 것외에는
내 돈을 직접 지불해가며 본 뮤지컬은 이게 처음이였다.

공연을 보고 난 뒤 느낀 점.

'역시. 돈 아깝지 않았다'
'오리지널 내한공연이라는 이름값을 하는구나'

뭐, 물론 국내에도 훌륭한 배우들이 많이 있겠지만
이 안소니 랩이라는 배우의 힘을 뺀 연기가 100분의 모노드라마를 혼자 이끌어 가면서도
부담없이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냈고, 삶과 사랑, 죽음이라는 식상해 질 수도 있는 주제를
식상하지 않도록 감정의 선을 잘 이끌어 낸 것 또한
이 뮤지컬을 보는 내내 계속 눈물을 훔칠 수 있었던 이유.


525,600분의, 525,600번의 소중한 순간들을
조금 더 후회없도록 감사하며 살고싶다.

thank you, Jonathan La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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