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전, 비교적 비용이 싸고 저렴한 비용 대비 잘 묵고 갈수 있을 만한 게스트하우스 검색에 열을 올리고 있던 차에

무료숙소라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한경면 용수리라는 곳에 위치한 제주모모 게스트하우스.

근처에 유명한 관광지나 볼만한 것도 없는. 차를 탔다면 그냥 지나쳐 갈만한 그런 장소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왜 무료냐고?  단순히 아무조건없이 무료가 아니다. 하루 쉬다가며 부모님께 편지를 쓰는게 무료숙박의 조건인 것.

부모님한테 효도하고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길 원한 주인어르신께서 정말 좋은 마음으로 이런 일을 하고 계신 것이다.

하루쯤은 의미있게 이런곳에서 묵고싶다. 라는 마음으로 미리 예약을 하고. 제주여행 중 이틀째 되던 날 들렀다.


 

 

 

서일주버스를 타고 용수리 충혼묘지에서 하차. 협재해수욕장에서 15-20분정도 버스를 타고 오면 되는 정도의 거리. 

협재 방향에서 왔다면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길을 건너야 하고 모슬포 방향에서 왔다면 길을 건너지 않아도 된다.


 

 

특별한 이정표도 없다. 게스트하우스를 홍보하거나 수익을 위해 운영하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

이런 조용한 시골길을 한참 터벅터벅 걷다보면 순례자의 교회가 나온다.

사실 제주모모에 묵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던, 이 교회. 특별한 이유는 없다. 

여행지를 검색하던 중 알게 되었고. 한번쯤 가보고 싶다. 라는 막연한 느낌.

그런 막연한 느낌은 막상 여행지에 당도했을때 뜻밖의 좋은 시간과 기억을 남기기도 한다. 나 또한 그랬고.

 

 

 

순례자의 교회를 지나 또 한참을 걷다가. 내가 길을 잘못 든건 아닐까... 고민할때 쯤.

제주모모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만큼 걸어 들어와야 한다.)  캡슐형태의 숙소가 네동이 있고  옆쪽에 조그만 집 한채가 보인다.

캡슐형 숙소에는 잠만 잘 수 있도록 되어 있고, 화장실과 간단한 취사는 숙소 옆에 붙어있는 이 집에서 해결할 수 있다.

숙소에 묵고가는 손님들과 동네 마을 어르신들이 수시로 편하게 드나들수 있도록 항상 문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저곳은 주인부부의 집이기도 하다. 그만큼 좋은 마음으로 모든 사람을 믿고 마음을 열어뒀다는 뜻이겠지.


 

 

숙소에 짐을 놓고 다시 나갔다오려는데 숙소 앞에 자전거를 탄 남자분이 기웃거린다.

묵기 위해 온것이 아니라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제주모모를 한번 구경하고 싶어서 들러본 여행자라고 하신다.

담소를 나누며 간식을 나눠먹고, 여자가 묵기엔 위험하지 않겠냐며. 걱정도 나눠주고 가신다.  

 

 

 

 

숙소 내부. 정말 딱 누울 공간만큼만.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욕심없이 쉬다가기 좋은 곳.

이 주변 또한 밤이 되면 불빛 하나 없을 정도로 고요하다. 풀벌레 소리. 새소리만이 가득한 이 곳.

사실 본인은 일반적인 기준에서 겁이 없는 편에 속하지만,  여자 혼자 이곳에서 묵고 가기에는 조금 더 간을 키워 와야할 듯 하다.

그날 따라 제주모모에 묵는 사람이 나와 동행한 친구. 그 둘뿐이였기에 그 무서움이 더했을지도..
 

 

 

 

밤새 모기가 너무 많아 좀 괴롭긴 했지만. 고요한 이 분위기 속에서 각자 편지도 쓰고.

서로 쉽게 속내를 들어내놓지 않던 12년지기 친구와도 조곤조곤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던 밤.

그야말로 나를 되돌아보고. 나에대해 생각하며 많은 걸 다짐할 수 있었던 밤.

 

밤새 쓴 편지를 봉투에 넣어 주소를 고이 쓰고. 후원금함에 감사의 마음을 조금 담아두고,

새벽 일찍 나서야 했기에 인사도 못드려 죄송한 마음은 방명록에 남긴 채. 그렇게 떠나왔다.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뒤 2주쯤 뒤. 제주 서귀포 소인이 찍힌 편지가 한통 날아왔다.

제주모모에서 내가 직접쓴 편지. 좀 감동적이다. 많이 감사하다.

너무나 좋은 뜻을 가지고 좋은 일을 하고 계신 제주모모 주인어르신께

두손이 빨개지도록 박수를 보내드리고싶다. 짝짝짝짝짝!!! 



 

제주모모 다음카페(예약 및 문의)  http://cafe.daum.net/jejumo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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