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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 제주도-3] 그날의 아름다운 프레임, 제주 14 2013.07.16



여행 셋째날. 혹은 마지막날. 

다음날 월요일 오전 이른아침 7:55분 서울행 비행기를 티켓팅 한 덕에. 내게는 여행의 마지막날이 될수 밖에 없었던 하루.

그래서 뭔가 더 재밌게 놀아야지. 하며 하루를 불끈 시작한다.





어제 하루종일 꾸물거렸던 흐린하늘은 온데간데 없이 맑고 쨍한 날씨로 하루를 시작한다.

들뜬 마음으로 우도로 출발.  오늘의 1차 목적지는 우도.





친구의 뒷통수마저 신나보인다. 머리가 칠렐레팔렐레.




11시 3분전에 도착한 관계로 11시 배는 놓치고 11시 반배를 기다려 승선했다.

스쿠터를 싣고 우도를 들어가 한바퀴 돌고 올 생각. 스쿠터를 싣는 비용은 단돈 1650원! 어른 한명 타는 것보다 싸다니. 




배를타고 들어가는데 또 날씨가 흐려진다. 이러지마... 

파도도 높게 넘실대는 탓에 약간의 어지럼증이 온다. 고작 그 짧은 10분간에도 말이다. 




우도에 도착하자마자 스쿠터를 몰고 서빈백사장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좁은 해변때문인건지.  날씨가 흐린탓에 그렇게 황홀한 뷰가 펼쳐지지 않은 탓인지. 

아침에 출발할 때 보았던 월정리 해변이 훨씬 더 이뻤던것 같기도 하고... 뭐 암튼 그런 느낌?





그래도 기념사진은 주구장창 찍어둠. 최대한 자연스러운 척. 의식안하는 척. 

하지만 온몸의 신경과 세포가 카메라를 의식중임.






날씨가 맑은 날 오면 이것보다 200%는 더 아름답겠지?






우도에 배까지 타고 들어온 가장 큰 목적. 땅콩아이스크림!!  과연 무슨 맛일까.....궁금해 하지마라.  그냥 땅콩카라멜 얼린 맛이다. 

땅콩아이스크림 하나 먹겠다고 아무 생각없이 서빈백사장 뒤편에 있는 카페에 들어갔었는데,

스쿠터를 타고 우도를 좀더 돌다보니,. 아무생각없이 그냥 보이는 카페에 들어갔던 내 자신을 탓할 순간이 몇번이나 닥친다.

이쁜데다가 맛있는 서브메뉴까지 판매하는 카페가 곳곳에 많이 보이기 때문.

라떼킹은 프랜차이즈 체인을 운영하는 카페였을 뿐이고...




우도를 반바퀴이상 돌며 느낀 것. 제주도에서 가장 부농부농한 곳이 우도였던가...?

우도를 한바퀴는 다 못돌고 배시간에 맞춰 다시 돌아와야만 했다. 남은 일정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기에.

그리고 최대의 목적, 땅콩아이스크림을 먹었으니까.



나는 유독 발사진에 집착하나보다. 여행을 다닐때마다 이런 컷 또는 혼자 찍은 발 사진이 넘쳐난다.

이날따라 나도 롱스커트. 친구도 롱스커트.  나는 긴옷을 입었음에도 더 짧아보이는 착시효과를 연출했다. 




스쿠터를 타고 제주도를 도는 내내 길가의 저 수국을 못꺾고 그냥 지나친 아쉬움을 토로했던 배나.

가던길을 갑자기 멈춘다. 왜..? 스쿠터에서 내리더니 꽃을 꺾기 시작.

헬멧까지 쓰고 저러고 찍어달라며 섰다. 귀여운 녀석. 사실,.나보다 한참 큼.




오늘은 마자막날이니깐. 회를 먹어주자! 생각하고 횟집을 검색했지만 2인에 5-6만원을 웃도는 비용이 부담되어

게스트하우스 주인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원래 그 지역주민이 회를 싸게먹는 법을 가장 잘 아는 법!

주인언니의 명쾌한 해답, 근처 하나로마트에가서 회를 끊어오면 2-3만원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

우도에서 돌아오는길에 세화 하나로마트에 들러 국민카드로 우럭 세마리를 낚았다. 




돌아가는 길에 전망좋은 정자나 바다가 잘 보이는 곳에 자리잡아 회를 까먹고 가자며 맥주까지 준비한 채 해안도로를 달렸다.

비어있는 정자를 찾으려고 했지만 이미 동네 어르신들이 점령한 상태.

스쿠터로 달리며 장소를 물색하던 중, 너무 이뻐보이는 바다를 발견했다.

여기다!! 자리를 잡고 회를 깐다. 바람도 살랑살랑. 날씨는 쾌청. 내입속엔 살살 녹는 우럭 한점.








제주도에서 똑똑하게 회 먹는 법.avi

우리 엄청 신나하는 거 다 보이냐?






모래톱이 두군데 살짝 드러난 조용하고 얕은 해변. 너무 이뻐서 지도검색을 해봤지만 그냥 이름없는 해변일 뿐.

그래서 더 특별했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유명한 바닷가가 아니라서.

지나가다 멈추지 않았다면 영영 알지못할 그런 곳이였기 때문에.




아무런 발자국도 새겨지지않은 모래톱에 발자국을 새기며 뛰어 논다. 너무나 특별한 순간.




지나가다 멈춘것이였기 때문에 수영까지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면.. 가서 수영복을 입고오면 되지..?

그길로 숙소로 가서 수영복을 입은채 다시 스쿠터를 타고 돌아왔다. 월정리해변에서 대략 10분정도릐 거리.(차로 이동시)




모래톱을 사이에 두고 고인 물은 따듯하고 반대쪽 파도가 밀려오는 곳 물은 엄청 차갑다.

여행 전 곱게 바른 패티큐어가 군데군데 다 벗겨졌지만 그런것따위 상관없이 온몸으로 즐거움을 누리던 순간.








얕은 모래사장에 앉아 쓸려오는 파도를 멍하니 바라본다.

머릿 속 레코드에선 이미 음악이 플레이 되고 있다.







물놀이를 마치고 숙소로 복귀. 배나는 수영복을 벗기가 못내 아쉬웠는지 숙소 앞 깊은바다로 스노쿨링을 하러가고

나는 게스트하우스 옥상으로 올라왔다. 이 옥상에서 맥주를마시며 바람을 맞던 그 시간이 그리워

다시 이곳에 묵기로 한건 참 잘한 결정이였던 듯. 바람에 잠깐 몸을 녹인다. 흐물흐물 풀리는 시간. 

이것좀 봐. 나 발에 집착하는 거 맞지..? 



저녁은 낮에 회쳐먹고 싸온 우럭 매운탕거리로 게스트하우스 어머님께서(주인언니의 어머니) 손수 매운탕을 끓여주셨다. 

하나같이 입맛을 돋궜던 밑반찬 퍼레이드. 어젯밤 술자리에서 인사하며 하하호호거렸던 동네주민분들이 다 모이신다.

게스트하우스 스탭일을 하다가 제주도에 방을 얻어 내려온 언니, 제주도에서 카페를 준비중이신 예비사장님...등등..

지나가다 인사를 하면 밥을 권하는 이곳이 난 너무 좋다. 




해가 지는 하늘. 여행의 마지막 날이 저물고 있다. 

늘 마지막은 아쉽다. 저 구름이 내 마음 같이 아련했던 한 때.




수영으로 몸은 이미 녹초가 되었지만, 뭔가가 아쉬워 밤바다를 산책하고.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장난감같았던 대나무 낚시대를 가지고 자릴 잡았다. 배나가 능숙하게 갯지렁이를 끼워준다.

물반 고기반. 그러다 나같은 애한테 덜렁 낚여올라온 전갱이. 너 정신이 있니없니. 나한테 낚이면 어쩌자는거야.





다음날 아침. 일찍 나선다. 주인어머님이 마중을 나와주신다.

전날 스노쿨링을 하던 친구가 어머님께 보말따는 법을 알려줬더니 어머님은 너무 즐거우셨다고 한다.

'언니들 잊지 못할꺼야.' 하시며 스쿠터가 떠날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바라봐 주시는 어머님. 아. 따뜻해. 





항상 그렇듯. 마지막 날은 나를 조롱이라도 하듯 그 어느때보다도 날씨가 쾌청하다못해 미치게 좋았다.

서울가는 내 발목을 붙잡는 날씨.





우리의 마지막 프레임. 

만약 우리 인생에서 다음이 예견되어 있다면 이 프레임은 아쉬울리 만무하겠지..?

다음을 알 수 없기에, 이 사진이 이토록 사랑스러울 수 밖에.



2013.7.4 - 7.8 . 여행을 마치며. 제주도야 안녕.  with 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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