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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제주도] 제주여행, 잠깐 쉬다가는 3일차
Posted at 2012. 10. 3. 01:25// Posted in 리뷰놀이/떠나온일상
여행 3일차. 오늘도 얼리버드 여행자 모드. 어제와 같이 새벽 6시에 기상해서 7시에 길을 나섰다.
용수리에서 버스를 타고 산방산근처에서 하차. 사계리 형제해안도로를 찾아 나섰다.
여행 3일째쯤 되니 이제 버스나 길찾는것쯤은 식은 죽먹기. 라고 자만감이 고개를 쓱- 하고 내밀 정도.
(하지만 실상은,. 스마트폰과 어느 정도의 방향 감각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수월한 일이라고..)
여행오기 전, 서점에서 제주도 관련 책들을 펼쳐보다가 형제해안도로에 대한 소개를 봤는데,
정면엔 산이 보이고 길옆엔 바다를 따라 걸을 수 있는 산책하기 좋은 길. 이라는 말에 혹하고 빠져
냉큼 여행 일정에 콕. 집어넣었다.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해 우리나라에서 걷기 아름다운 길 네손가락안에 꼽힌다는 말까지.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 뭐. 크게 실망한 정도까지는 아니였지만.
이틀동안 제주도의 이길, 저길을 걷다보니 형제해안도로가 너무너무 감격할 정도의 뷰는 아니였다. 라는 정도..?
그래도 정면에 위풍당당하게 솟은 산방산을 바라보며 바다를 끼고 걷는 산책로가 아침의 기운을 한껏 느끼게 해줘서 참 좋았다.
오전 8시. 이른시간이였지만 모닝카페인이 너무 땡겼고. 당연히 이시간에 문연 카페는 없겠지... 했지만
길가에 문이 열려있는 카페 하나 발견. 여행 전 블로그 검색을 통해 봤던 씨앤블루cafe.
정식 오픈시간은 멀었고 청소도 하기 전이였지만, 인심좋으신 사장님이 허허 웃으시며 흔쾌히 한잔을 내려주셨다.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illy커피! 덕분에 아무도 없는 2층에 올라가 나혼자만을 위해 틀어진 음악을 들으며
잠깐 넋놓고 바다를 바라보며 쉬다갈 수 있었다.
카페를 나와 다시 길을 나서는데. 고양이 대가족 발견! 다들 고만고만 한게 형제 또는 남매. 아니면 이웃사촌쯤으로 보이는 대가족이였다.
나를 똑바로 쳐다보는 저 똘망한 눈빛들. 아가들 안녕? 여기 인심은 좀 살만하니?
산방산이 더욱 가까워 지는 길. 용머리 해안을 찾아 나서는 길.
용머리해안 도착. 입장료가 2000원 남짓. 용머리해안은 오랜시간에 걸쳐 바람과 파도에 의해 깍여나가고 만들어진,.
말그대로 자연과 시간이 만들어낸 경이로운 곳. 이였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지질공원 이라니.
그만큼, 아니 그보다 더 위대하고 신비로운 자연경관을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나 용머리해안 끝에 걸쳐있는 산방산의 절경이. 감탄을 자아내던 곳.
위대한 자연의 풍경앞에 선 사람이 정말 보잘 것 없어 보일정도로. 이 겹겹이 쌓인 해안의 절경은 내 눈을 이끌었고
연신 셔터를 눌러대게 만들었다. 중간중간에 관광객을 위한 해산물 즉석 시식코너(?)도 간간히 보였다.
셋째날 숙소가 있는 대평리를 잠깐 들러 짐을 풀고, 쇠소깍 투명카약을 타보고 싶어 버스를 타고 1시간여를 갔지만...
이리도 좋은 날씨에 '기상 악화로 운행 중단' 이 웬말!! 아무래도 카약을 띄우는게 파도의 영향을 받아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하며 아쉬운 마음을 가득안은 채.. 돌아가야만 했다.
아쉬운 마음은 올레꿀빵으로 달래자. 냠냠
쇠소깍에서 돌아가는길에 일부러 서귀포에서 하차했다. 서귀포에가면 꼭 먹어봐야 할 '오는정김밥'
김밥도 워낙에 좋아하는데다가. 여행내내 도보 및 버스를 이용하다보니 수두룩한 맛집정보도 무용지물이였고.
찾아갈수 있는 곳이 시내에 버스가 다니는 곳. 정도로 한정되어 있던터라. 여기는 꼭 가봐야지. 하고 미리부터 마음먹고 있었다.
매장에 들어가 주문을 하려하니 '전화로 예약하셨어요?' 라고 묻는다. 김밥 한줄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될 곳.
거의 모든 판매가 전화예약을 통해 이루어지고, 예약없이 직접 가서 주문을 하면 조금 기다려야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행히 오래 안기다리고 김밥 두줄을 사서 다시 숙소가 있는 대평리로 돌아왔다.
김밥맛은,. 평범한 것 같지만 꽤나 맛있다. 일반 김밥 맛에 뭐가 하나 더 추가된것 같은 맛. 근데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는 거.
(비법이 뭐지...)
제주도 위쪽동네 중 월정리가 대세라면, 아랫동네는 대평리가 대세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대평리에는 그 만의 톡특한 분위기가 있었다.
교통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셋째날 머물 게스트하우스를 부러 이곳으로 잡은 이유도 이 마을을 좀 느껴보고 싶었던 터.
동네를 한바퀴를 돌다보니 소소한 재미가 느껴진다.
귀여운 벼룩시장에서 친절한 언니와 인사도 나누고. 부메랑도 하나 구입했다. 재밌는 옷가지들도 싼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2000원 짜리 신기한 홀터넥을 안사온건 조금 후회가 되기도 하다.)
아이패드를 가지고 영화나 한편 볼까 하고 들어선 카페.
마침 다음주가 오픈이라며 아쉬운대로 공짜 커피 한잔을 내려주신다. 아.! 대평리 만세.
동네를 돌다가 또 발견한 카페. 아무생각없이 들어섰는데 손님이 은근 많다.
아.!? 이곳이 얼핏 들었던 영화감독 장선우가 내려와 운영하고 있다는 그 카페. 인가보다.
직접 주문도 받으시고 계산도 하시고. 서빙도 직접 하신다. 식사와 주류도 가능한 곳이라 카페안은 파스타 냄새가 솔솔 피어올랐다.
이렇게 대평리 동네탐험까지 마치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 사랑하는 무한도전 본방사수로 여행 3일차를 마무리.
더 많이 보고 싶은 욕심과 더 많이 느끼고 싶은 욕심을 조금 접어놓고, 계획한대로 되지 않은 것도.
계획에 없던 것들을 겪는 것도. 모두가 조금 더 천천히, 느리게 느끼기 위한 것이였음을 깨달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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