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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at 2012. 4. 2. 21:40// Posted in 리뷰놀이/떠나온일상
뜻하지 않게 백수생활을 또 맞이 하게 되고. 이런저런 고민들로 인해 멘탈이 붕괴되기 직전.
해외여행의 사치는 누릴 수 없기에 여기저기 검색해보다가 예전부터 내 즐겨찾기 폴더에 저장되어있던
비앤비아다지오로 떠나야겠다!! 라고 결심한 그 다음날.
나는 생애 첫 혼자만의 외박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외박이라고 해봐야 어디 멀고 먼 곳도 아닌 인천 국제공항 옆동네. 운서동.
공항철도를 타고가면 한시간 남짓 걸리는 위치.
사실 내가 묵고싶었던 방은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1인실용 공간으로 침대하나와 탁자하나로 꽉차는 작은방이였다.
하지만 예약창이 뜨질않아 문의해 본 결과, 그 1인실 방은 올해 2월까지만 운영하였고 지금은 주인부부가 사용하기 위해
공사중이라는 답을 받았다. 어쩔수 없이 다른 방을 예약하고 다음날 3시 체크인 시간을 얼추 맞춰서 공항철도 운서역에 도착.
바로 옆 검암역에 거주하는 후배 왈. "그 동네가 펜션이 있을만한 동네는 아니던데.."
라는 말이 딱 맞을 만큼 운서역 주변은 도심의 변두리쯤으로 보이기에 적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비앤비 아다지오만의 분위기를 잘보여주고 있는 홈페이지 >> http://www.bbadagio.x-y.net/
주소대로 조금 걷다보니 전원마을스러운 동네가 나오고 그 동네 사이에 위치한 비앤비아다지오를 찾을 수 있었다.
유치원 앞에 자리하고 있어서 펜션이라는 느낌보다는 정말 외곽에 사는 친구집에 들리러 온 느낌이랄까.
일단 체크인을 하며 자전거를 쓰고싶다고 미리 말씀 드렸더니 자전거를 조금 손을 봐야 한다고 해서 그 시간동안 1층을 둘러보았다.
나중에 거실있는 집을 갖게 된다면 꼭 이런 분위기가 아닐까...싶을 정도로
내 마음을 확 끌었던 1층의 소박하지만 따뜻한 느낌의 인테리어. 저런 작은 창이 너무 좋다.
비앤비아다지오는 이탈리아로 요리공부를 하러 떠난 한국여자가 유학중 로마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해서 이곳에 와서 함께 운영을 해 나가는 조금은 특별한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부의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에서 동서양의 조화로운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
비앤비아다지오는 취사가 가능한 곳이 아닌 특성상 숙박 전 이탈리아 코스요리를 신청하면
저녁시간에 맞춰 1층 식탁에서 멋진 솜씨의 주인이 직접 만든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그외에도 저 넓은 주방에서 쿠킹클래스 수업 또한 가능하다고 하니 다음번에 누군가와 함께일때는 꼭 한번 신청해보고 싶은 생각이 불끈.
2층으로 오르는 계단. 2층에는 손님이 묵을 수 있는 방이 3개가 있다.
하루동안 내가 묵은 방. 깔끔하고 심플한 인테리어에 환한 채광.
자취를 쭉 해오는 사람으로써. 이런 방이 참 부러울 따름이다.
짐을풀고 자전거를 타고 인천 국제공항까지 다녀오려고 했으나.
너무나도 쌀쌀한 날씨덕에 그건 포기하고 돌아와 씻고 일찌감치 머리를 식혀 줄 책들의 향연.
특별한 경관은 없다. 바다가 보이는 것도. 멋들어진 산이 보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일상적인듯한 풍경에 오히려 마음이 더 편안해졌고 여행이라는 느낌보다는
마치 내방에서 온전히 나의 하루를 보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먼곳으로 떠나는 여행과는 또 다른 설레임. 또 다른 생각들을 할 수 있는 마음이 편안해 지는 공간.
해가지고. 이쁜 방에 불을 밝히니 양쪽의 조명등에 내마음도 반짝반짝.
감성이 충만해져 책을 읽다 울기도 하고 또 이런저런 많은 생각에 잠길 수 있었던 시간.
밑에서 식사를 하던 주인부부가 금방구운 빵이라며 갖다주셨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쉬폰 빵.
그리고 욕심내어 가방에 꾸역꾸역 넣어 갔던 세권의 책. 내마음에 저 욕심 만큼. 딱 그 욕심만큼의 위로가 필요했던가 보다.
다음날 아침. 9시에 조식을 먹겠다고 전날 미리 말씀드렸고.
9시에 맞춰 내려갔더니 이런 달콤한 조식이 준비 되어있었다.
토스트와 크로와상. 오렌지주스와 나의 혼을 빼앗아버린 모카포트로 내린 아메리카노.
판매를 하기도 하는 모카포트용 원두는 직접 이탈리아에서 공수해오신다고 하며 보여주셨다.
250g 에 15000원이라는 가격에 한번 혹하고. 커피맛에 두번 혹해서 결국 원두를 사오고야 말았다.
모카포트도 없었지만 커피맛에 혹해서..(결국 돌아온 직 후 모카포트 바로 지름)
하루동안의 짦은 외박여행이였지만. 나혼자 외박여행을 시도했다는것. (나이 서른둘이나 먹고. 그것도 이제서야..)
그리고 그 여행을 통해 조금은 더 웃을 수 있게 된 지금을 맞는다는 것.
또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이 긍정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러한 경험들과 그러한 기억들로 내가 조금씩 나스러워지고 있다는것.
역시. 여행은 삶속의 오아시스다.
그것이 단지 도심속의 하루일 뿐이라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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