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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종로산책] 인왕산 둘레길에서 백석동천까지 6 2012.04.10

 

어제까지만 해도 4월초의 날씨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다가

한주가 시작되고 해가뜨고 갑자기 여름이라도 된 것 마냥 햇살이 따사로와서

집구석에 앉아 마당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다 판단, 재빨리 산책채비를 하고 나섰다.

 

목적지는 경복궁역. 주말마다 뉘집 드나들듯이 경복궁 부근을 왔다갔다해서 알만큼 아는 동네라 생각했건만.

그것 또한 큰 착각이였다는걸 남피디님의 책, <두근두근 종로산책>을 보고 뉘우쳤다.

그때부터 날이 풀리기만을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었던 것.


 

 

경복궁역에서 내려서 오늘의 목적지, 인왕산 둘레길을 가기위해 일단 사직공원쪽으로 향했다. (산책이 등산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사직공원에서 단군성전 방향으로 오르막길을 오르면 조금지나 세갈래길이 나온다.

왼쪽은 다시 내려가는길, 오른쪽 샛길말고 정면을 향해 난 길이 인왕산 둘레길로 접어드는 길이다.

그 길을 따라 쭉 오르다보면  한참지나 초소가 나오고 초소의 오른쪽으로 계속 올라가면 된다.

 

 

 

평일이라 그런지 주변에 등산하시는 어르신 몇 분을 빼고는 사람이 드문 산 길.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음악을 들으며 걷다가 문득 이 장소, 이 길은 이어폰 속의 음악소리마저

소음이 되는 곳이란 걸 느끼고 난뒤, 새소리, 숲소리를 벗삼아 길을 올랐다.


 

 

그렇게 40여분 정도를 걸어 오르니 길이 끝남과 동시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눈앞에 보였다.


 

 

경복궁근처의 창성동이나 옥인동, 누하동만 돌아다닌게 아니였던터라. 부암동역시 늘 자주 발길을 옮기던 곳.

그래서 윤동주 시인의 언덕을 종종 와보기도 했지만 제대로 둘러본 적은 없었던가 보다.

 

성곽을 둘러싼 언덕의 풍경과 그 성곽에 서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을 맞으며 아래동네를 멍하니 보고있자니

마치 어느 섬 한가운데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윤동주시인의 언덕에서 내려오면 창의문 앞 삼거리가 나온다.

점심도 제대로 먹지 않았던 터에 조금 걸었다고 허기가 져, 근처 클럽에스프레소에서 아이스카페라떼를 테이크 아웃했다.

그리고 그 다음 코스, 백석동천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백석동천으로 향하는 능금나무길.

부암동의 유명한 동양방앗간 오른쪽으로 난 길을 오르면서 능금나무길이 시작된다.

남피디님의 책에서 서술한것처럼 이 동네를 걷다보면 마치 어느 시골길을 걷는 것처럼 마음이 평온해지고 차분해진다.

아직 추위가 가신지 얼마 채 되지않아 꽃들이 만개하진 않았던 산책길. 조만간 꽃들을 보러 한번 더 올라야겠다.


 

 

백석동천의 '백석'은 백악(북악산) 주변에 흰돌이 많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고,

'동천'은 숲과 계곡물로 둘러쌓인 경치좋은 곳을 말한다.

그러니까 백석동천은 '북악산에 있는 경치 좋은 곳' 이라는 뜻을 담고있다고 한다. [두근두근 종로산책 220p. 참조]

 

사실 그전부터 백사실계곡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오게 될줄도 몰랐을뿐더러,

이렇게 도심에서 멀지않은 곳에, 서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한 이런 자연 그대로의 계곡이 있다는 사실에 한번 더 놀랬다.


 

 

이곳 주변의 경치가 워낙좋아 18세기부터 양반들이 이곳에 별장을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그 별장과 연못의 터가 그대로 남아있다.


 

 

조용한 산 속 계곡물 소리를 벗삼아 책을읽는 사치를 누려보았다. 이런맛에 여기다 양반들이 별장짓고 놀았겠지. 싶은 순간이다.


 

 

해도 뉘엿뉘엿. 5시가 넘어갈 무렵. 다시 왔던길을 돌아가기 보다는 앞으로 난 길을 택 해 세검정으로 내려가는 길을 걸었다.

이 쪽 방향을 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할만한 풍경도 만나고. 잘 알지 못했던 동네, 세검정도 한번 둘러보며

그렇게 오늘의 산책같은 등산을 마무리 했다.


 

 

 

중간중간 멈추기도 하고, 쉬기도 하며 걸었던 터라 여유롭게 3시간정도의 코스로 돌아볼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산책이 가벼운 등산이 되어버리고 말았지만,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기운을 잔뜩 받아가지고 온 행복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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